안토니우 구테헤스 전 포르투갈 총리가 내년 1월 임기를 시작하는 유엔 새 사무총장으로 확정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6차 비공개 예비투표(straw poll)를 하고 구테헤스를 반기문 사무총장을 이을 제9대 유엔 사무총장 후보로 유엔총회에 추천하기로 합의했다.
안보리 10월 의장국인 러시아의 비탈리 추르킨 유엔대사는 투표 후 기자들에게 “오늘 6차 투표 후 우리는 뚜렷한 선호 후보를 정했다. 그의 이름은 안토니우 구테헤스”라고 발표했다.
이어 “우리는 구테헤스가 앞으로 5년 동안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임무를 잘 수행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안보리는 유엔총회에 구테헤스를 새 사무총장으로 추천하는 결의안을 6일 채택할 예정이다. 15개 이사국 가운데 9개국 이상이 찬성하고 상임이사국 반대가 없어야 결의안이 통과된다. 추르킨 대사는 “박수로 통과시키기 기대한다”고 말했다.
구테헤스 전 총리는 트위터에 “합의가 이뤄졌다. 영광이고 행복하다”라는 글을 올리고 기쁨을 나타냈다.
이날 투표에서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안보리 상임이사국은 구테헤스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구테헤스는 15개 상임·비상임이사국으로부터 찬성을 나타내는 `권장(encourage)` 13표와 `의견없음(no opinion)` 2표를 받았다. 반대표인 `비권장(discourage)`은 나오지 않았다.
5개 상임이사국 가운데 4개국은 구테헤스에 대해 `권장`, 한 나라는 `의견없음`을 행사했다. 이 나라가 어디인지는 알려지지 않는다. 지금까지는 동유럽 출신 사무총장을 선호하는 상임이사국 러시아, 중국이 구테헤스에 반대하고 있다는 게 외교가 소문이었다.
구테헤스는 1995년∼2002년 포르투갈 총리를 지냈고, 2005년∼2015년 유엔 난민기구 최고대표로 활동해 `난민 문제 전문가`로 통한다. 그는 앞서 5번의 예비투표에서 연승해 일찌감치 대세론을 탔다.
10명의 후보가 겨룬 이날 투표에서 지난달 28일 출마선언으로 막바지에 가세한 불가리아 출신의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64)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부위원장은 부진한 성적을 보였다.게오르기에바 부위원장은 `권장` 5표, `비권장` 8표, `의견없음` 2표를 받았다. 상임이사국 중에서는 2개국이 `권장`, 다른 2개국이 `비권장`, 나머지 한 나라는 `의견없음`을 행사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