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 대구도 지역 사투리 쓴다

대구(大口)는 먹성이 좋은 포식성 어류다. 입과 머리가 커 이같은 이름이 붙여졌다. 치어 때는 플랑크톤을 잡아먹고, 성어가 되면 고등어·청어·가자미·정어리·전갱이·꽁치 등 어류에서부터 오징어·문어 같은 두족류, 새우와 같은 갑각류, 갯지렁이 같은 환형동물 등 눈에 띄는 생명체는 모두 잡아먹는다. 심지어 자기 몸 크기의 3분의 2 정도 되는 어류도 큰 입을 쫙 벌려 삼켜 버린다고 한다.

영국 과학자들은 이같은 대구가 지역에 따라 다른 특성을 갖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서식환경에 따라 다른 악센트 소리를 낸다는 것이다.

스티브 심슨 영국 엑세터 대학 해양생물학 교수는 “대구는 매우 다른 악센트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심슨 교수는 생물음향학 분야 권위자로 알려져 있다. 생물음향학은 생물과 소리 관계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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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식성 어류인 대구가 서식지역에 따라 다른 소리를 내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래픽:데일리메일)

연구에 따르면 아메리카와 유럽 지역 대구가 수중에서 내는 소리를 녹음해 분석한 결과 명백한 차이가 있었다. 아메리카 지역 대구는 높은 음의 소리를 내는 반면 유럽지역 대구는 낮은 음의 소리를 내는 것으로 분석됐다.

서로 다른 지역에 사는 동물이 다른 소리를 낸다는 사실은 새와 향유고래 등에서 연구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영화 `니모를 찾아서`에 나오는 흰동가리도 지역에 따라 다른 소리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대구는 소리에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고 밝혔다. 숫컷 대구는 암컷을 유혹하기 위해 부레를 통해 소리를 낸다. 이 소리는 암컷이 알을 산란하도록 자극하는 소리로 알려져 있다. 대구는 체외수정에 의해 알이 수정되며, 짝짓기를 마친 암컷과 수컷은 수정된 알을 바닥이나 돌 표면 등에 붙여놓고 이동한다.

1mm 정도 크기 알은 29일 정도 후에 부화해 어린 치어가 된다. 대구는 성장이 빠르다. 1년이면 20~27㎝, 2년에 30~48㎝, 5년이면 80~90㎝ 내외로 자라고 최대 크기는 길이 1m, 무게 20kg을 훌쩍 넘어선다.

연구팀은 기후 온난화로 남쪽 바다 온도가 높아지면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구는 대표적인 한류 어종이기 때문에 찬 해류를 따라 이동한다. 때문에 찬 바다인 북쪽 지역을 서로 다른 소리신호를 보내는 대구가 공유하면서 소통 오류로 인한 영역 다툼이 심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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