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완성차 업계가 지난 6월 말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이 종료된 이후 내수 시장에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올 상반기 10% 이상 성장했던 내수시장이 3분기에만 11% 축소됐다. 현대·기아자동차를 제외한 대부분 업체는 이미 신차 출시 계획을 완료한 상태이기 때문에 올 연말까지 지속적인 부진이 우려된다.
5일 현대·기아차, 한국지엠, 르노삼성차, 쌍용차 등 국산차 5개사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산차 내수 판매량은 작년 동기 대비 11.4% 감소한 33만9980대를 기록했다. 지난 2월부터 6월까지 5개월간 실시한 개소세 인하 정책이 종료된 이후 국산차 시장이 `판매절벽`을 맞았기 때문이다.
3분기 업체별 판매량을 살펴보면 신차 `QM6`를 출시한 르노삼성차를 제외하면 모든 업체 판매량이 감소했다. 현대차는 작년 동기 대비 19.3% 감소해 국산차 업체 중 가장 큰 판매 감소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기아차 내수 판매도 작년 동기 대비 11.3% 줄었다. 한국지엠(-3.3%)과 쌍용차(-2.5%)는 말리부, 티볼리 등 인기차종 덕분에 판매 감소를 최소화했다.
업계에서는 3분기 내수시장 판매감소 원인으로 △개소세 인하 종료로 인한 판매절벽 △차 업계 노조 파업으로 인한 생산 감소 △여름휴가·추석연휴 등 영업일수 감소 등을 꼽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개소세 인하 종료가 내수시장 위축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보고 있다. 차량 구매를 계획했던 사람들이 개소세 인하 효과를 누리기 위해 올 상반기에 대부분 구매를 완료했다는 것. 이에 따라 7월부터 차량 구매 소요가 줄었고, 3분기 내수 시장은 얼어붙은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3분기에는 신차도 없었고, 세금 혜택도 줄고, 노조 파업, 영업일수 감소 등 다양한 악영향이 겹치면서 시장이 얼어붙었는데, 이는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올해 국산차 내수시장은 당초 예상한 147만대보다는 많겠지만, 지난해 158만대보다는 적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완성차 업체들은 올 연말까지 내수시장 살리기 위한 대책 마련에 돌입했다. 현대차는 오는 11월 신형 그랜저(IG)를 출시해 연말 고객 유치에 나선다. 11월 말부터 대기업 임원인사가 진행되기 때문에 법인 판매가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기아차는 경차 `모닝` 신모델을 4분기 중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올해 한국지엠 `쉐보레 스파크`에 빼앗긴 경차 1위 자리를 되찾고, 내수 판매도 늘린다는 방침이다. 다른 업체들은 신차는 없지만 다양한 프로모션을 계획하고 있다.
국산차 업체 관계자는 “결국 자동차 산업을 이끌어가는 것은 신차이기 때문에, 경쟁력 있는 신차로 현재 위기를 타개할 것”이라며 “코리아 세일 페스타 등 정부에서도 다양한 노력을 하는 만큼, 업계에서도 최대한 고객들에게 좋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