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버넷엑스(VirnetX)와 벌인 특허 소송에서 패했다. 3억240만 달러(3300여 억원) 물어주라는 명령을 받았다. 영상통화를 할 수 있게 해주는 `페이스타임(Facetime)`과 메시징서비스 보안 기술을 둘러싼 특허권 분쟁에서 패한 것이다. 애플은 항소, 6년간 끌어온 이 소송은 다시 워싱턴DC에 있는 연방순회 항소법원에서 다시 다뤄질 전망이다. 두 회사간 소송은 2010년 처음 시작됐다.
외신에 따르면 텍사스 연방법원은 인터넷 보안기술 특허 침해와 관련한 애플과 버넷X간 소송에서 애플에 패소 판정을 내리고 3억240만 달러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담당 판사는 로버트 슈로더(Robert Schroeder)다. 소송은 2010년 시작됐다. 당시 버넷X는 “애플이 우리가 가진
보안 관련 특허 4건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두 회사간 소송 결과는 몇차례 엎치락뒤치락했다. 2012년 미 법원은 애플이 허가를 받지 않고 버넷X 특허권을 침해했다며 3억6820만 달러를 지불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에 애플은 항소했고, 워싱턴 DC 항소법원은 2014년 “1심이 특허 기술 가치를 잘못 평가했고, 또 2건의 사건을 별건으로 처리한 것은 애플에 불리하게 작용했다”며 재심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재심 법원은 올 2월 두 건의 사건을 병합한 소송에서 1심보다 더 많은 6억2560만 달러를 애플이 지불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는 미 특허권 침해 소송 사상 가장 큰 금액이었다.
그러나 이 판결 역시 지난 8월 텍사스 연방법원에서 뒤집어 졌다. 당시 사건도 로버트 슈뢰더 판사가 맡았다. 그는 “2건의 재판을 별건으로 했어야 한다”며 무효 판결을 내렸다.
다시 사건은 워싱턴DC 항소법원으로 넘어가게 됐다.
이 사건에 대해 미 법원은 애플이 버넷X 보안 기술을 허가 없이 사용한 것을 인정한 반면 지난 6년간 손해배상액 등은 법원마다 다른 입장을 보였다.
버넷X는 보안업체인 사이언스애플리케이션인터내셔널코프(SAIC)에서 나온 사람들이 만든 회사다. 특허를 사들여 특허 사용료와 소송으로 돈을 버는 `특허 괴물(patent troll)` 중 한 곳이다. 시스코와 마이크로소프트와도 소송을 벌였는데, 2010년 마이크로소프트를 상대로 소송을 벌여 2억 달러를 받아 낸 적이 있다. 하지만 2011년 가을 일어난 시스코와의 소송에서는 패소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