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통신비 개념 바꾼다···`디지털 경제비`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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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통신비 개념을 바꾸기로 했다. 현 통신비 개념이 통화나 문자 등 전통적 통신 역할을 담는 데 그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새로운 통신비 개념은 스마트폰에서 일상을 보내는 현대사회를 포괄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통신비 개념을 바꾼다. 2세대(2G) 이동통신 시절에 머물고 있는 통신비 개념을 4G를 넘어 5G까지 포괄하도록 수정한다. 일상이 스마트폰으로 이뤄지는 가운데 통신비를 단순한 `음성+문자` 개념으로 보는 것은 지나치게 협소하다는 여론을 수용한 결과다.

통계청은 물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도 새로운 통신비 개념을 제안할 계획으로 있어 후폭풍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미래창조과학부는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 `가계통신비 개념 재정립` 과제를 의뢰했다. 통신이 더 이상 단순 통화나 문자 전송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2G와 3G에 이어 롱텀에벌루션(LTE) 시대가 도래하면서 휴대폰은 단순 대화 도구를 넘어섰고, 대용량·초고속 무선통신이 가능해지자 이에 기반을 둔 다양한 통신 서비스가 등장했다. 금융, 교육, 엔터테인먼트, 위치기반서비스(LBS), 게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다양한 활동이 가능해졌다.

모든 활동이 이뤄지는 통신 서비스를 단순 `통신비` 개념으로는 포괄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극장에서 영화를 보면 `문화비`,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다운로드 받아 보면 통신비로 각각 계산된다.

정보통신산업연구원(KICI)이 지난해 6월 스마트폰 사용자 300명을 설문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평균 통신비(단말 할부금 제외)는 월 4만원 수준이지만 통신서비스 분야별 편익 총합은 11만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달 지불하는 통신비보다 혜택이 갑절 많다는 의미다.

미래부는 이 같은 현실을 고려해 `디지털 경제비` 등 개념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디지털화로 모든 활동이 스마트폰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반영하기 위한 용어다.

이 같은 지적은 지난 19대 국회에 이어 20대 국회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비례·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은 이동통신 데이터 트래픽의 85%가 동영상 시청이나 멀티미디어 감상, 포털 검색 등 문화생활에서 일어나는 현실을 반영해 통신비 개념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통계청 가계통신비 분류체계 개선도 주문했다. 권은희 전 새누리당 의원도 유사한 지적을 하는 등 통신비 개념 재정립을 요구하기도 했다.

통신업계는 미래부가 통계청에 협조를 구하는 한편 OECD에도 통신비 개념 수정이 필요하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부는 KISDI 연구 결과를 연내에 발표할 방침이다.

통신사 관계자는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를 과실수에 비유하면 통신 네트워크는 뿌리, ICT서비스는 과실에 해당한다”면서 “나무 전체의 중요성을 골고루 반영한 새로운 통신비 개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미래부 관계자는 “KISDI가 새로운 통신비 개념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온라인과 모바일에서 일상생활 대부분이 일어나는 것을 반영한 새로운 개념을 발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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