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세계 원자력 및 방사선 엑스포(NURE)`는 원자력·방사선 분야에서 익히 알려진 한국수력원자력, 두산중공업 등 대기업 이외에도 관련 중소기업의 노력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행사에 참여한 중소기업들은 한목소리로 안전을 강조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전에 사용되는 기술과 부품에 대한 기준 및 인증 수준이 모두 강화되면서 신뢰성, 안전이 최대 경쟁력으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ES다산은 지진 대응 원전용 특수방호문을 선보여 이목을 끌었다. 특수방호문은 지진으로 구조물이 틀어진 상황에서 문을 여닫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설계상 리히터 규모 8의 지진을 견뎌낼 수 있으며, 내열성과 방수 기능도 뛰어나다. 섭씨 1025도에서 3시간 이상 버틸 수 있으며, 완전 침수 상황에서도 내부로의 물 침입을 막을 수 있다. 산업 현장에서 많이 쓰이는 방호문이 회전형 개폐장치를 쓰는 것과 달리 일반 빌딩에서 사용하는 푸시형 방식을 사용한 것도 차별점이다.
ES다산은 원전 특수방호문을 통해 생산기술연구원의 원전기자재지원사업 우수기업으로 꼽혀 현재 한수원과 신규 및 기존 원전 방화문 교체 공급을 협상하고 있다. 지원 사업을 통해 제품을 개발하면서 설계에서부터 생산 능력까지 모두 갖춘 성장형 벤처기업이다. 특히 이번 경북 경주 지역 지진으로 활용도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국내 원전 부품 공급 요건인 전력산업기술기준(KEPIC) 인증을 받은 중소기업들이 제품을 소개했다. 두온시스템은 차압·압력기, 에프엠테크는 압력계측기기, 티에프테크는 배관관이음쇠 분야에서 각자 고신뢰성 기술들을 선보였다.
원전 해체 분야에서는 율시스템이 원자력 및 화력 플랜트 3D 설계와 가상설계 기술 등을 선보였다. 공정 시뮬레이션과 이를 시각화하는 기술로 시운전, 해체 분야에서 비용 절감 및 경쟁력 상승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SFT는 원전 작업자 피폭 확인 출입 시스템을 홍보했다. SFT의 출입 시스템은 현재 국내 원전에서도 사용된다.
원전 내부에 사용되는 장비 이외의 제품들도 눈에 띄었다. 다이텍연구원은 방사선 차폐 섬유소재와 이를 이용한 제품들을 전시했다. 방사선 차폐 섬유는 5년 이상 방사선 폐기물을 보관할 수 있을 정도로 차폐 능력과 강도가 뛰어나다. 특히 대형 백 구조 제품은 폐로 등 원전 후방산업에서 폐기물 보관 운송용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6회째를 맞는 행사 처음으로 소프트웨어(SW) 분야 중소기업이 참가하기도 했다. 슈어소프트테크는 원전 제어 계통에 사용하는 시스템을 검증하는 솔루션을 선보였다. 원전에 도입되는 프로그램과 시스템의 이상 유무 및 적정성을 확인하는 사이버 보안 기술이다. 신한울 1·2호기와 신고리 5·6호기의 안전 및 비안전 계통을 검증하는 등 원전 SW 검증 실적을 30여건 보유하고 있다.
행사에 참가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원자력과 방사선 분야는 크기만큼 수많은 2·3차 중소기업들이 활동하고 있다”면서 “이번 행사를 통해 원전 안전을 위해 노력하는 중소기업들도 조명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정형 에너지 전문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