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우의 성공경제]<42>선발주자 사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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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 기업에 선발 주자가 돼야 한다는 미션이 주어졌지만 정작 그 본질에 관해서는 잘 모르는 것 같다. 선발 주자가 되기 위해서는 후발 추격자와는 근본부터 다른 생각으로 다르게 행동해야 한다.

첫째 생각 차원을 보면 선발 주자는 명확한 신념을 전제로 한다. 즉 남이 가 보지 않았거나 아직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을 위해 모든 것을 던질 수 있는 뜻과 의지에서부터 출발한다. 이 신념은 일생을 바쳐 간절하게 이루고자 하는 절실함을 만들어 낸다. 이에 따라서 선발 주자는 이러한 신념에 기반을 두고 미래에 대한 믿음을 확고하게 다지며, 이것을 극한의 불확실성 속에서 성공으로 나아가는 핵심 동력으로 삼는다.

그러나 신념만으로는 부족하다. 맹신으로 인한 지나친 용기가 화를 부르기 십상이다. 이에 따라 기회를 알아보는 안목이 중요하다. 성공으로 이끄는 기회의 포착은 바로 안목이 있어야 가능하다. 남들보다 먼저 기회를 알아보게 만드는 천재성은 바로 안목에서 만들어진다. 안목은 남이 볼 수 없는 것을 먼저 볼 수 있게 해 주고, 어려운 여건에서도 때를 미리 준비할 수 있게 해 준다.

둘째 신념과 안목을 갖췄으면 행동으로 기회를 실현시켜야 한다. 그러나 기회라는 것이 언제 올지, 얼마나 걸릴지 아무도 알 수 없는 것이 극한의 불확실성이다. 강태공은 무려 30년 동안 낚시질로 시간을 보낸 끝에 기회와 만났다고 한다. 선발 주자 행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낚시질로 비유된` 반복이다. 극한의 불확실한 환경에서는 자기 정체성을 확립하고 일상 과업을 지속 실천하며, 때를 기다리는 것이 유일한 성공 비결이 될 수 있다. 이때 필요한 것이 생존 라인을 우선 확보하는 것이다. 그래야 기회가 올 때까지 인내하며 기다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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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지 탐험 사례를 보자. 1911년 인류 역사상 최초로 남극점에 도착해 깃대를 꽂은 로알 아문센 팀이 다른 경쟁 탐험대와 다른 성공 요인은 하루 `15마일 일정한 전진`이었다고 한다. 주변 환경의 변화와 관계없이 매일매일 정해진 목표를 향해 전진한 것이 극한 환경의 남극을 이겨낸 가장 큰 성공 요인이 됐다. 실제로 경영학자 짐 콜린스의 연구 결과를 보면 예측 불가능한 상시 위기 상황에서도 다른 기업보다 10배 이상 성과를 거둔 성공 기업은 일정한 목표를 세우고 일관된 실천을 수행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반복과 함께 중요한 또 다른 행동 차원은 전광석화의 실행이다. 선발 주자에게 때가 차오를 때까지는 대부분 지루할 정도로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기회는 어느 순간 불현듯 솟아오른다. 그 기회를 포착하고 신속하게 실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회의 창이 예상보다 훨씬 빨리 닫히기 때문에 적시 대응하지 않으면 주어진 기회도 한순간에 날릴 수 있다.

선발 주자는 빨리만 움직인다고 해서 성공할 수 없다. 하지만 이때다 싶으면 속도계 안에 넣어 둔 `전광석화 실행력`을 재빨리 꺼내 쓸 수 있어야 한다. 기회가 올 때까지는 느리게 생각하며 섣불리 나서지 않다가 중요한 그 순간에 시장 기회를 낚아채는 것이 중요하다.

결론적으로 선발 주자는 명확한 신념과 미래를 보는 안목에 의해 자격이 갖춰진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과 사고 능력을 바탕으로 끈기 있는 반복 과정을 통해 결국에는 기회와 만나야 하며, 그때 전광석화의 실행력으로 그것을 선점해야 한다.

이장우 경북대 교수·전자부품연구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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