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현희 기자의 날]박 대통령의 `골드 문 플랜`

민족 대명절인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3개국 순방에서 돌아온 박근혜 대통령 머릿속은 더 복잡해졌다. 북한의 5차 핵실험은 한반도를 짙은 안개 속에 가뒀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에 이어 핵탄두 소형화 실험도 이뤄진 것으로 추정되면서 위협은 더 커졌다. 과거 핵실험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안보 위기 정국은 추석을 넘어 장기화할 조짐이다. 먹고 사는데도 팍팍한 국민에게 안보 불안까지 더해지면서 풀어야 할 실타래는 더 꼬여만 간다.

안보 정국에 사드 배치를 둘러싼 논쟁도 변곡점을 맞게 됐다. 이번 북 핵실험으로 `사드 설치 당위성`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여야는 평행선이다. 정부는 추석 연휴가 지난 뒤 사드 배치 제3 후보지를 결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야당과 지역 주민 반발을 어떻게 달래는지에 따라 임기 후반 박 대통령 국정 향배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을 둘러싼 논란도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순방 기간 국회 운영위원회가 우 수석을 내달 열리는 대통령비서실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하면서 논란이 가중됐다. 야당 타깃은 오로지 우 수석이다. 심지어 여당에서도 우 수석 출석 요구 목소리가 나오면서 당청 간 갈등 기류도 재연되는 분위기다.

추석 여론은 우리나라 민심의 용광로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사실상 이번 밥상머리 여론이 박근혜 정부에는 정국을 가르는 분수령이 될 수 있다.

그간 박 대통령은 추석 연휴만 지나면 항상 지지율이 수직 하강했다.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해서다. 역대 총선·대선을 비춰보면 가장 중요한 이슈는 역시 서민경제다. 안보정국 속에서도 민심의 무게추가 어디로 향하는지를 제대로 봐야 한다. 그래야 민심이반을 최소화할 수 있다.

추석연휴 직전 열리는 이번주 국무회의에서 `골드 문(Gold Moon) 플랜`에 심혈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집권 4년차인 만큼 박 대통령의 역점 국정과제를 마무리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이번 정기 국회가 노동개혁 4법, 규제 관련 특별법, 경제활성화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12일 오후 여야 3당 대표 회동이 전격 이뤄진다. 제대로 협치에 시동 걸어야 한다. 우 수석 문제도 매듭지어야 한다. 그래야만 추석 트라우마를 극복해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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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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