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은 지금 `핫`할 뿐만 아니라 베트남 외에는 뾰족한 수도 없습니다. 시장은 중국이 커지고 있지만 제조 기지로는 베트남이 매력적입니다.”
이재선 해성옵틱스 대표는 요즘 만나기 어렵다. 여느 때보다 베트남 출장이 잦다. 현지 법인 해성 비나(VINA)의 3공장 증설을 챙기느라 동분서주했다. 해성 비나 3공장은 카메라모듈에 들어가는 렌즈를 생산한다. 해성 비나는 3공장 가동으로 렌즈부터 모듈까지 아우르는 일괄 생산 체계를 갖추게 됐다.
베트남은 싸고 질 좋은 노동력, 동남아시아 최고의 투자 환경으로 각광받는 국가다. 삼성, LG가 잇달아 대규모 생산 기지를 건설하면서 후방 산업 생태계가 커지고 있다. 해성옵틱스는 삼성전기에 렌즈를, 삼성전자에 카메라모듈을 납품한다. 최대 고객사 두 곳 모두 베트남을 주력 생산 기지로 낙점한 셈이다.
이재선 대표의 베트남 투자 의지가 확고할 수밖에 없다. 경영 일선에 나서기 전부터 베트남에서 경험을 쌓았다. 해성 비나 설립 초기에 현지 주재원으로 법인장까지 지냈다. 귀국 후 해성옵틱스 본사 경영지원본부를 거쳐 대표이사에 올랐다. 베트남 시대 개막을 대비한 경영 수업이나 마찬가지였다.
이 대표는 “최대 고객사뿐만 아니라 모바일 산업이 모두 베트남으로 모이고 있기 때문에 고객사 대응 차원에서 베트남 투자를 지속한 것”이라면서 “분산된 생산 사이트를 하나로 통합, 운용함으로써 효율을 높이는 취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은 장기적으로 동남아 시장 개척 전진 기지로도 활용한다. 최근 빈폭성 카이꽝(Khai Quang) 공단에 위치한 생산 공장과 별도로 하노이 시내에 기술센터를 설립했다. 현지에서 우수 인력을 확보해 생산 라인과 영상처리 소프트웨어(SW) 연구개발(R&D)에 투입한다.
동남아에서 차량용 카메라모듈, 블랙박스 같은 소비자거래(B2C) 시장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베트남만 하더라도 상반기 경제성장률이 5.5%, 잠재성장률은 6%대를 기록 중이다. 급성장할 소비재 시장을 잡으려면 현지에도 어느 정도 개발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 대표는 “단순 제조, 임가공만으로는 현지 대응이 어렵다”면서 “한국 본사와 함께 공동 개발을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기 위해 기술센터를 설립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베트남뿐만 아니라 사업 영역과 R&D 역량은 세계 시장으로 계속 확대할 것”이라면서 “세계 시장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메인 생산, 제조 기지로 베트남을 활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