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케이블과 재송신료 갈등 재점화···케이블에 VoD 중단 공문 보내

케이블TV 가입자 80만명이 지상파 주문형 비디오(VoD)를 보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지상파TV가 케이블TVVoD에 실시간 재송신료(CPS) 협상이 잘 진행되지 않는 사업자에 VoD 송출 중단을 요구했다. 지상파TV와 유료방송의 지상파 재송신료 갈등이 재점화될 전망이다.

Photo Image
게티이미지뱅크

케이블TVVoD는 최근 지상파TV로부터 실시간 재송신료 계약을 하지 않은 케이블TV사업자에 지상파TVVoD 공급을 이달 안에 중단하라는 공문을 받았다. 케이블TV VoD는 개별 케이블TV사업자에 VoD를 공급하는 기업으로, 케이블TV사업자가 공동 출자했다. 지상파TV가 요구한 답변 기한은 9일까지다.

케이블TVVoD는 이달 말까지 답변 기간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8일 이사회에서 케이블TV사업자간 합의를 보지 못했다. 케이블TVVoD 관계자는 “이달 말까지 VoD 송출 중단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지상파에 기간 연장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결과에 따라 약 80만명 가입자가 내달부터 지상파TV VoD를 이용하지 못할 처지에 놓였다. 지상파 CPS를 놓고 갈등 중인 곳은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씨앰비와 개별SO들로 알려졌다. 모든 개별 SO가 지상파와 CPS를 놓고 소송 중이다. 지상파는 3월 씨앰비를 상대로 제기한 판매금지 가처분 소송이 기각된 뒤 본안소송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갈등의 핵심은 지상파는 CPS 400원대를, 케이블TV사업자는 무리한 금액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최근 법원은 케이블TV 손을 들어줬다. 법원이 인정한 CPS는 각각 190원과 170원으로 현재 지상파가 요구하는 400원대보다 낮다. 그동안 개별SO측은 소송을 끝까지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사진1】

지상파 측은 “CPS 계약이 안 된 사업자에 VoD 공급을 중단할 것”이라며 “다만 최종 계약 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그동안 협상 의지를 보인 곳에는 유예기간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블TV 업계는 공동 대응에 대한 고민이 커졌다. 올해 초와 달리 지상파TV와 CPS를 합의한 케이블TV가 많아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딜라이브와 현대HCN은 지상파TV와 실시간 CPS 협상을 마쳤고, CJ헬로비전과 티브로드는 협상 중이다. 씨앰비와 개별 SO 10개사가 지상파와 협상을 하지 않고 있다.

케이블TVVoD가 씨앰비와 개별 SO에만 VoD 공급을 중단하면 흩어진 케이블TV를 통합하는 `원케이블(One Cable)` 전략에 타격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케이블TV 업계는 위기 극복을 위해 원케이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케이블TV 업계 고위 관계자는 “지상파TV와 합의한 사업자가 많아 과거처럼 전체 케이블TV가 지상파 요구를 따르지 않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만약 개별 SO에 VoD 송출을 중단하면 현재 추진 중인 원케이블 전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올해 초엔 전체 케이블TV 사업자가 지상파TV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지상파는 1월 실시간 CPS 갈등을 빚고 있는 개별SO 10개사에 VoD 공급 중단을 요구했고, 전체 케이블TV 측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섰다. 지상파는 올해 두 차례 케이블TV에 VoD 공급을 중단했다. 케이블TV 또한 맞대응으로 지상파TV 방송광고를 중단한다고 나오자 정부가 나서 중재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