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연구진이 핵융합 플라즈마의 경계면 불안정성 현상(ELM)을 세계 처음으로 규명, 제어 방법을 찾아냈다. ELM은 세계 핵융합 연구계가 30년 동안 풀지 못한 난제였다.
박현거 울산과학기술원(UNIST) 핵융합플라즈마물리연구센터장(자연과학부 교수)과 윤건수 포항공대(POSTECH) 교수 공동연구팀(이하 박 교수팀)은 ELM의 원인을 밝히고 ELM을 자기장 난류를 이용해 억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핵융합 에너지 생성과 활용에는 자기장 형성 용기인 `토카막(tokamak)`으로 고온 플라즈마를 가두는 방법이 가장 효율적이다.
토카막으로 가둔 플라즈마는 플라즈마 주변부와 토카막 벽 사이의 큰 압력 차로 인해 불안정하다. 특히 핵융합 플라즈마 주변부에는 마치 구름 같은 두루마리 형태의 ELM이 나타난다. ELM은 플라즈마 주변부를 붕괴시켜 핵융합 반응 안정성을 방해한다. ELM의 이해와 제어가 세계 핵융합계의 중요한 연구 과제로 다뤄진 이유다.
박 교수팀은 세계 최고 수준의 한국형 토카막 설비인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KSTAR)`에 UNIST 첨단 3차원 전자온도 영상장치를 연계 이용, ELM의 발생 원리와 제어 방법을 찾아냈다.
수년 동안 KSTAR를 기반으로 ELM 원리와 억제 실험을 진행한 결과 자기장으로 플라즈마를 가둘 때 생기는 작은 소용돌이 형태의 난류를 제어해 이용하면 ELM에 의한 플라즈마 주변 붕괴와 행융합 반응 방해를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토카막의 제어용 자기장으로 난류를 만들어 확산시키면 이 난류가 ELM 성장을 억제한다는 연구 결과다.
과거에도 토카막 제어용 자기장으로 ELM을 완화할 수 있다는 실험 결과가 발표된 적이 있다. 하지만 그 이유와 자세한 원리를 밝힌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제어용 자기장이 ELM 발생 자체를 막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도 기존에는 제시되지 못했다.
이재현 UNIST 핵융합플라즈마물리연구센터 박사후 연구원(논문 제1저자)은 “KSTAR와 여기에 설치한 3차원 전자온도 섭동영상 진단 장치로 기존에는 관측이 어려운 난류를 살피고 연구할 수 있었다”면서 “핵융합 난제의 하나인 제어용 자기장과 ELM 억제의 상관관계를 밝히는 실마리를 제공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박현거 교수는 “제어용 자기장과 ELM 억제의 상관관계를 밝혀서 핵융합 난제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했다”면서 “KSTAR로 ELM 제어 원리와 최적의 방법을 찾아내 KSTAR의 효용성을 입증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피지컬 리뷰 레터` 8월 12일자에 실렸다. 연구 지원은 미래창조과학부 한국연구재단 핵융합연구개발 사업을 통해 이뤄졌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