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빚이 끝을 모르고 불어나고 있다.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이 올해 들어 가장 많이 늘었다. 금융당국에서 내놓은 대책도 가계부채 증가세를 멈춰 세우지 못하면서 가계부채가 한국 경제 가장 큰 뇌관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8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682조4000억원으로 7월보다 8조7000억원(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 양도분 포함)늘었다.
8월 증가액은 7월(6조3000억원)보다 2조4000억원 많다. 올해 들어 최대 폭 증가다. 한은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8년 이후 작년 10월(9조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주택담보대출과 생계형 부채가 8월 가계대출을 키운 주요 원인이다.
주택담보대출은 지난 한 달 동안 6조2000억원 증가해 잔액을 512조7000억원으로 늘렸다.
지난달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2010∼2014년 8월 평균(2조2000억원)보다 3배 가까이 높다.
한은은 “여름은 이사철 비수기지만 올해는 강남지역 재건축 등 서울 부동산시장에서 주택거래가 꾸준히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뿐 아니라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에서 마이너스통장대출, 예·적금담보대출 등 기타대출 잔액도 168조9000억원으로 전월보다 2조5000억원 늘었다. 특히 신용대출 급증은 생계형 부채라는 점에서 가계부채 질도 악화됐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은행 기업대출 잔액은 750조9000억원으로 한 달 사이 2조원 늘었다. 대기업 대출 잔액은 7월과 비슷한 164조3000억원을 기록했고 중소기업 대출은 1조9000억원 증가했다.
중소기업 대출 가운데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253조8000억원으로 2조2000억원 늘었다.
전문가들은 정부 가계부채 대책 효과가 나타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가계대출 증가 폭은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김지혜 금융산업/금융IT 기자 jihy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