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피지맨게임즈 대표는 `죽을 각오의 리더` 책을 꺼냈다. 제목처럼 리더의 열정과 의지를 강조한 책이다. 일본의 전설적인 영업맨 하야카와 마사루라는 사람이 지었다.
김 대표는 “직원, 임원 때와 회사 대표를 맡을 때는 마음가짐이 다르다”며 “나름대로 회사 일에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는데 창업을 하고 보니 `예전에 가졌던 주인의식은 지금의 반도 안 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창업을 하고 난 후 24시간 동안 회사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직원들도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기 바랐다. 창업을 하는 과정에서 직원들에게 회사 지분을 나눠줬다. 그것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았다.
김 대표는 “책을 통해 배운 것은 리더는 의견을 받는 자리가 아니라 결정을 하는 자리라는 것”이라며 “특히 시장에 내놓을 상품은 리더가 먼저 경험하고 직접 나서서 시장과 접촉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고 강조했다.
피지맨게임즈는 온라인, 모바일, 가상현실(VR)을 망라한 통합 게임플랫폼 `피시모스토어`를 만들고 운영하는 회사다. 대형기업도 엄두를 못 내는 일을 중소기업이 하겠다고 나섰다.
김 대표는 개발자 출신이지만 직접 영업에 나선다. 전국 PC방을 돌아다니며 모바일게임을 PC에서 돌아가게 하는 솔루션의 시장 가능성을 타진했다. 또 PC방 솔루션 업체와 자사 마켓 독점공급 계약을 맺기도 했다.
대표가 나서 개발 외 사업을 진두지휘했다. 피지맨게임즈 비즈니스는 속도를 내고 있다. PC방 업체들과 제휴를 맺으며 기존 PC방에 VR 기기와 콘텐츠를 공급하는 방안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VR 콘텐츠 유통 플랫폼을 피시모스토어에 만들 계획이다. 이런 계획이 알려지며 PC방은 물론 숙박업소 사업자들까지 VR 콘텐츠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PC를 구비한 숙박시설에서 VR 영상을 감상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책에서 “직원들과 깊이 교감하라”는 부분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책에서 리더는 직원들 가족, 연애 등 사생활까지 깊이 알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생활을 중시하는 시대에 어찌 보면 맞지 않는 조언이다.
김 대표는 이런 조언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소화했다. 피지맨게임즈는 창업 이후 매일 시간을 내 전 직원이 차를 마시는 시간을 가졌다. 일을 주제로 이야기하지만 이 과정에서 사적인 이야기들이 오간다.
김 대표는 “직원 대부분이 창업 이전부터 사적으로 알던 사이”라며 “개인적 부분은 굳이 일부러 관심을 두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회사를 시작하며 굳이 개인적인 부분을 침범하지 않으려 하면 업무 간 경계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매일 차를 마시는 일은 지인들끼리 일할 때 함부로 이야기하지 못하던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든다. 업무 협조를 쉽게 구할 수 있고 오해도 줄어든다는 것이 김 대표 설명이다.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