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충전기 제작에서 전기차 충전서비스 사업자로 사업 영역을 넓히겠습니다.”
우리나라 최초 전기차용 이동형 충전기를 개발한 한찬희 파워큐브 사장은 요즘 눈코 뜰새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전기차 보급에 가장 큰 걸림돌인 충전인프라 부족 문제를 해결할 솔루션을 찾았기 때문이다. 2010년 설립된 파워큐브는 전자테크(REID)만 있으면 충전요금 과금 피해를 주지 않고도 어디서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이동형 충전기를 개발했다.
지금까지 유료 가입자만 230여명으로 민간 충전사업자 중 가장 많은 고객을 확보했다. 전국 아파트·상업시설 등 당장 쓸 수 있는 충전콘센트만 1만3000개를 보유했다.
공동주택에 고정형 충전기를 설치하려면 전용 주차면 확보를 위해 입주자회의 동의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한다. 하지만 이동형 충전기는 이같은 까다로운 절차를 안 거쳐도 되고, 별도 설치비도 들지 않는다. 최근 환경부까지 이동형 충전기 기반 충전콘센트 확대 사업에 동참하며, 충전 인프라 확산에 합류했다.
한 사장은 “이동형 충전기는 아파트·상업시설 주차장 콘센트에 부착된 전자태그만 있으면 사용자 인증후 사용한 전기요금 만큼만 이용자가 부담하는 서비스”라며 “단순 충전기기가 아닌 서비스 체계를 갖췄고, 가장 많은 유료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이젠 당당한 민간 충전사업자로 사업모델을 확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먼저 공용 충전인프라로 사업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기존 고객 충전 이용 범위를 가정과 상업시설 등에서 공용인프라로 확장시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파워큐브는 최근 글로벌 주차관리시스템 기업 아마노코리아와 차량 번호판 인식 기반 무인 주차관리와 충전 기능을 결합한 `스마트 충전·노상주차기`를 개발해 서울 북촌에서 시범사업중이다. 공용주자창에 주차·충전까지 가능한 무인설비가 들어선 건 이번이 우리나라에서 처음이다. 파워큐브는 아마노코리아와 함께 이 사업을 벌여 서울 전역으로 충전인프라를 확대할 방침이다.
한 사장은 “무인 노상주차기는 유럽과 미국 등에서 확대중인 주차 방식으로, 도로 측면 공간을 활용하면서 전기차 충전인프라도 활용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이라며 “기존 전기설비·통신인프라를 활용하기 때문에 비용 절감에 주차·충전 문제까지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동형 충전기 제품도 다양화한다. 최근 한 사장 아이디어로 전기자판기 콘셉트의 `e박스(Box)`를 개발했다. 이 제품은 220V 일반 전원(3㎾h) 콘센트를 쓰면서 최대 7㎾h 전기를 뽑아낼 수 있다. 빠른 전기차 충전이 가능하고 스마트폰 등 휴대형 전자기기나 전동 휠체어·전기스쿠터 뿐 아니라 디젤발전기를 사용하는 공사현장 장비나 차량용 냉난방 전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 역시 이동형 충전기 처럼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해 집 밖 시설물 전기를 사용하더라도 전기요금은 사용자에게 개별 과금되도록 했다.
한 사장은 “이동형 충전기와 전기자판기, 공용주차장용 무인 충전기로 다양한 형태 고객을 확보하겠다”며 “이동형 충전기술을 기반으로 향후 충전서비스 시장을 주도하겠다”고 강조했다.
박태준 전기차/배터리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