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잠잠한 애플뮤직,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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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애플뮤직을 출시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국내 유료 음악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다. 음원업계에 따르면 애플뮤직 국내 실이용자는 10만명 이하로 추정된다. 국내 1위 음악 서비스 멜론이 유료 이용자 380만명 수준임을 감안하면 `글로벌 1위 기업` 저력을 보이지는 못했다는 평가다.

3개월 무료 프로모션, 가족할인제 등 파격의 가격 정책에도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것은 부족한 국내 음원 탓이 크다는 분석이다. 정산과 관련된 견해 차이, 해외 업체 진출에 대한 부정 시각 등으로 국내 음원유통업체 대부분과 계약하는데 실패했다.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등 대형기획사 및 일부 인디음악 기획사와 계약을 맺어 해당 곡만 서비스 가능하다. 나머지 90% 정도는 제공되지 않는다.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 스마트폰이 80%에 이르는 국내 시장 특성상 애플 충성도가 떨어지는 점도 한 몫한다. 애플뮤직 안드로이드 버전이 출시됐지만 오류가 많다는 소비자 불만도 제기됐다.

하지만 서비스 한 달을 놓고 성패를 평가하기는 이르다. 애플이 국내 서비스를 위한 내실 다지기 과정이라는 것이다. 애플은 현재 국내 이용자를 위한 큐레이션 서비스 고도화, 인력 채용 등을 추진 중으로 알려졌다. 무료 프로모션 프로그램을 제외하고 출시 뒤 한 달이 지나도록 별다른 마케팅조차 실시하지 않았다.

기존 국내 서비스와의 차별화에 성공해야 하는 것이 과제다. 기존 사용자를 가격정책만으로 불러오기는 힘들다. 특히 애플뮤직의 강점인 큐레이션(추천)에서 얼마나 저력을 발휘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업계에서는 음악 서비스 간 이용자 이동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으로 기존 이용자가 저장한 음악 리스트를 꼽는다. 국내 음원이 불충분한 애플뮤직에는 쉽지만은 않다는 예상이다.

음원업계 관계자는 “음악 서비스 유료 이용자는 1000원, 2000원 더 내는 것보다 지금까지 들으면서 구축한 음악 리스트가 사라지는 것에 대한 저항감이 가장 크다”면서 “애플뮤직이 얼마나 양질의 콘텐츠를 구축하는지에 따라 국내 영향력이 갈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애플뮤직 시장 영향은 장기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점점 국내 시장 영향력을 높여 가게 되면 국내 음원 유통업체가 계속 계약을 거절하기 어렵다. SM, YG, JYP 등 대형 기획사는 이번에 유통업체에 강하게 요구해 애플뮤직에 서비스가 가능했다. 음원업계 관계자는 “애플뮤직에 곡을 공급하지 못해 반발하는 기획사가 많아지면 아무리 대형 유통사라 하더라도 마냥 애플뮤직 요구를 거부하기 힘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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