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립 교수 "과학은 뚝심있는 사람이 더 잘 할 수 있어"

Photo Image

“제가 하고 싶은 연구가 있는데, 지도교수님이 하지 말라고 합니다. 이럴 때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그래핀 분야 세계적 석학인 김필립 미국 하버드대 물리학과 석좌교수가 얼마 전 아프리카TV에 출연해 한국 과학도와 고민 상담을 진행했다.

김 교수는 꿈의 소재로 불리는 그래핀을 연구해 2010년 한국인 최초 노벨 물리학상 후보로 거론됐던 인물이다.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유학가 하버드대학교에서 물리학 박사를 받았다. 콜롬비아대학교를 거쳐 현재 하버드대 물리학과 석좌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래핀은 2004년 안드레 가임 영국 맨체스터대 교수가 흑연에 스카치테이프를 붙였다 떼어내는 방법으로 발견했다. 그래핀 발견을 연구하던 김 교수는 첫 발견은 안타깝게 놓쳤지만, 2005년에 그래핀이 전자소자로서 사용될 수 있다는 물리적 특성을 밝힌 논문을 발표해 세계적 학자로 떠올랐다.

그는 지도교수와 자신의 연구방향이 다를 때에는 “일단은 연구실(랩)에 있는 교수가 하는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그 안에서 자유가 있으면 그 때부터는 시키는 것만 하는 게 아니라 창의적인 것을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체적인 연구실 방향을 쫓아가면서 자신의 창의력을 발휘하는 것은 좋은 고민이다”라고 전했다.

Photo Image

교수의 권위보다는 과학적인 방법론으로 보여주고, 더 옳은 방향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석·박사 진학을 국내에서 할지, 해외로 나갈지 고민하는 학생들에게는 “한국 과학에 대한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내가 공부하던 시절과 지금은 한국 과학·공학 수준이 너무 많이 바뀌었고 발전했다. 20년 전에는 외국 인프라가 더 나았지만, 20년 사이에 한국 과학기술의 발전 속도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빨랐다. 지금은 한국에서 공부한다고 약점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외국에서 한국보다 못한 프로그램을 할 수도 있다. 한국에서 공부 후 외국에 나갈 수 있는 여러 기회가 올 수 있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서수길 아프리카TV 대표와 고등학교·대학교 동문 인연으로 아프리카 TV에 출연하게 됐다고 밝혔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