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미국 태양광시장 첫 진출…ESS·스마트그리드 추가 진출도

한국전력이 처음으로 미국 전력시장 진출에 성공했다. 현지 태양광발전소 지분을 인수, 26년 동안 장기 운영한다. 이번 진출로 북미지역 민자발전사업과 신재생에너지·스마트그리드 분야 추가 진출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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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익 한전 사장(오른쪽)과 댄다니엘 칼라일그룹 회장이 알라모사 태양광발전소 지분인수 계약을 체결한 후 악수를 나누고 있다

한국전력은 지난 26일 오전 10시(현지시각) 뉴욕에서 칼라일 그룹 자회사인 코젠트릭스 솔라 홀딩스(Cogentrix Solar Holdings)와 콜로라도주 알라모사 카운티에 위치한 30㎿급 태양광 발전소에 대한 지분인수계약을 체결했다.

한전은 국민연금 등 국내 연기금으로 조성한 코파펀드(COPA Fund)와 함께 알라모사 태양광 발전소 지분 100%를 인수했다. 올해 10월부터 운영을 시작한다. 발전소 설비 유지보수는 한전 발전자회사에서 수행한다.

알라모사 태양광에서 생산된 전력은 장기판매계약(PPA)을 통해 전량 콜로라도 전력에 판매한다. 알라모사 태양광 발전소는 집광형 모듈(High Concentration Photovoltaic)을 사용한 설비로 기존 일반 실리콘 모듈보다 성능이 좋아 최대효율 약 31%까지 발전이 가능하다. 사업기간 26년 동안 약 2억3000만달러(약 2629억원)의 매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전은 발전소 단지 내 유휴부지에 국내 기자재를 활용해 패널 증설과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설치 시 약 150억원가량의 수출증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전은 알라모사 태양광 인수로 본격적인 미국 진출을 위한 현지기반을 확보하는 한편,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칼라일 그룹과 전략적 협력관계 구축 MOU 교환을 계기로 북미지역에서 민자발전사업(IPP), 신재생사업(풍력·태양광 등) 및 에너지 신사업(ESS·스마트그리드·마이크로그리드 등)을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 칼라일 그룹은 1987년 설립한 세계 최대 규모 자산운용사로 35개 지사를 운영하고 있다. 종업원 약 1700명, 자산규모는 2015년 말 기준 약 322억달러다.

한전의 미국 진출은 1995년 필리핀 말라야 발전소 성능복구·운영사업으로 처음 해외사업을 시작한 이래 20여년만의 성과다. 한전 기술력과 브랜드로 세계 최대 규모 전력시장인 미국 전력시장에서 인정받게 되면서 해외사업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킬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한전은 이번 인수를 계기로 북미시장에서 신재생 에너지 및 에너지 신사업 등 신규 개발 사업을 국내 기자재업체와 협력해 활발하게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4조9000억원의 해외매출을 거두기도 했다. 2025년 해외분야에서 전체 매출액의 20%인 20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한전 관계자는 “북미시장 진출을 통해 `한전 글로벌 에너지 벨트(KEPCO Global Energy Belt)`가 더 공고해 졌다”며 “세계를 대상으로 한 고효율 에너지 사업 다각화로 해외사업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정형 에너지 전문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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