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국내 가계 빚이 1260조원에 육박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정부가 대출심사를 강화하는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시행했지만 2금융권 가계대출이 2분기에만 사상 최대인 10조원 넘게 폭증하는 등 `풍선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25일 한국은행은 2분기 말 현재 가계신용 잔액이 1257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짊어진 빚이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주는 통계다.
가계가 은행이나 보험, 대부업체, 공적금융기관 등 금융회사에서 받은 대출뿐만 아니라 결제 전 신용카드 사용액과 할부금융 등 판매신용까지 합친 금액이다.
2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지난 1분기 말 1223조7000억원보다 33조6000억원(2.7%) 증가했다.
2분기 가계신용 증가액은 1분기 증가액 20조6000억원보다 13조원이나 늘어난 것이며, 작년 4분기 38조2000억원을 제외하면 사상 최대 규모다.
작년 2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 1131조5000억원과 비교해도 1년 새 125조7000억원(11.1%)나 급증한 셈이다.
판매신용을 제외한 가계대출은 2분기 말 잔액이 1191조3000억원으로 1분기 말보다 32조9000억원(2.8%)이나 늘었다.
금융권별로 보면 예금은행은 2분기 말 잔액이 586조7000억원으로 1분기 말보다 17조4000억원 증가했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 2분기 중 13조원 증가해 잔액 420조원(420조1000억원)을 넘어섰다.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농협, 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은 2분기 말 현재 266조6000억원으로 1분기 말보다 10조4000억원이 급증했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증가 폭이다.
대출심사 강화로 은행 대출을 받기 어렵게 된 가계가 상대적으로 대출금리가 높은 2금융권에 몰린 탓이다.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은 4조9000억원 증가한 107조1000억원, 기타대출은 5조5000억원 증가한 159조5000억원이다.
업권별로는 농협, 수협 등 상호금융권의 가계대출이 사상 최대폭인 5조5000억원 급증해 160조6000억원에 달했다.
보험, 증권, 카드 등 기타 금융기관은 2분기 중 5조1000억원 늘어난 338조원으로 집계됐다.
판매신용 잔액은 2분기 말 현재 65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 말보다 7000억원 늘었다.
신용카드는 7000억원 늘었고 백화점, 자동차회사 등 판매회사도 1000억원 증가했지만 할부금융은 1000억원 줄었다.
[표] 가계신용 현황 (자료-한국은행)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