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레티나→플렉시블 OLED... 패널·장비사에 `대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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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레티나 디스플레이`로 이름 붙인 IPS LCD 대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내년 스마트폰에 채택하면 세계 스마트폰 시장 중심이 OLED로 빠르게 이동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이미 OLED를 채택한 스마트폰 신제품이 중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시장조사 업체 유비산업리서치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OLED 디스플레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5년 14%, 2016년 16%에서 2017년 23%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애플이 OLED를 채택하는 게 주효하다. 이후 2018년 33%, 2019년 43%로 빠르게 성장해 2020년 전체 시장의 절반이 넘는 54%를 OLED가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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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6 (사진=애플)

레티나 디스플레이에서 OLED로 이동하면 주 공급망의 변화가 불가피하다. LG디스플레이가 애플의 핵심 패널 공급사였으나 새로운 OLED 시대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중심으로 올라선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가장 먼저 애플과 월 10만5000장 규모의 패널 공급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부터 플렉시블 OLED 설비에 적극 투자하고 있으며, 하반기는 물론 내년까지 투자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에 공급할 물량은 물론 삼성전자와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에 공급할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최근 삼성전자가 출시한 갤럭시노트7용 패널 물량도 상당히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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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가 SID 2016에서 공개한 세계 최고 해상도의 5.7인치 QHD(2560x1440) 플렉시블 AMOLED. 두께가 0.3mm에 불과하다. (자료=삼성디스플레이)

지난 상반기 동안 삼성디스플레이는 3조4000억원 규모의 설비 투자를 집행했다. 리지드 OLED 투자가 일부 있지만 대부분 플렉시블 OLED에 투자를 집중했다.

업계는 올 하반기에 이어 내년에 걸쳐 삼성디스플레이가 약 10조원 수준의 추가 투자를 집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애플이 앞으로 패널 공급사를 추가 선정해도 삼성디스플레이가 당분간 전체 물량의 60~70%를 점유할 가능성이 짙다고 분석했다. 9년째 중소형 OLED를 양산할 정도로 경험이 풍부하고 생산 원가가 발광다이오드(LCD)보다 낮아질 만큼 안정된 공급망과 노하우를 갖춘 게 주효하다.

업계의 관심은 애플에 OLED 패널을 공급할 두 번째 기업 선정에 쏠렸다. 단일 공급사에 의존하지 않고 공급사를 최소 두 군데는 두는 게 애플 정책이기 때문이다.

가장 유력하게 꼽히는 곳은 LG디스플레이다. LG디스플레이는 스마트워치용과 스마트폰용으로 플렉시블 OLED를 소량 공급한 적이 있다. 최근에는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에 플렉시블 OLED를 공급,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 선점에도 나섰다.

현재 LG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 OLED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설비를 증설하고 있다. 1조9900억원을 투입, 경기도 파주 `E6`에 월 1만5000장 규모의 6세대 플라스틱 OLED(POLED) 생산 라인을 마련하고 있다. 오는 2018년 3분기까지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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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는 지난 7월 6일 경북 구미사업장(E5)에서 POLED 장비반입식을 개최했다. 핵심장비를 공장안으로 반입하고 있다. (사진=LG디스플레이)

경북 구미에도 1만5000장 규모의 6세대 POLED 라인 `E5`를 건설하고 있다. 최근 E5에 장비 반입을 시작했으며, 내년 상반기 중에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파주와 구미를 합쳐 총 3만장 규모다.

업계는 LG디스플레이가 구미 라인에서 올해 말~내년 초 애플에 공급할 플렉시블 OLED 기술을 검증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디스플레이와 다른 방식의 기술로 패널을 제작하는 만큼 성능, 수율 등을 다각도로 입증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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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는 지난 2014년 세계 최초로 원형 플렉시블 OLED 양산을 시작했다. (사진=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가 애플의 두 번째 공급사로 선정되면 관련 장비 기업에도 호재다. 이미 애플에 공급하는 LCD 설비 투자에 참여한 적이 있는 장비 기업이 많지만 새롭게 플렉시블 OLED 투자에도 참여하게 되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의 플렉시블 OLED 설비에는 선익시스템 장비가 유기물증착 공정에 우선 투입됐다. 이 밖에 열처리 장비 공급사 비아트론, 플라즈마화학기상증착(PECVD)·봉지 장비 공급사 주성엔지니어링, 식각장비 공급사 인베니아, 레이저리프트오프(LLO) 장비 공급사 이오테크닉스 등 LG디스플레이에 플렉시블 OLED용 장비를 공급하는 국내 장비 기업이 혜택을 볼 전망이다.

이미 지난 상반기 동안 디스플레이 장비 기업은 OLED 투자 흐름을 타고 대부분 전년 동기 대비 성장 실적을 달성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모두 투자를 적극 집행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와 내년에 걸쳐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업체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 공급사로 선정되기 위한 해외 패널사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일본 JDI, 샤프와 한 회사가 된 대만 폭스콘을 비롯해 중국도 애플 시장을 노린다. 일제히 플렉시블 OLED 양산을 위한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설비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결과로 볼 때 LCD 시장은 상위 2~3개 기업만 살아남은 구조가 됐다”면서 “이 경험이 있는 만큼 OLED 시장에서 상위권에 속하려면 물량 확보를 위해 반드시 애플 공급사로 선정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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