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하이텍이 최근 불거진 디스플레이구동드라이버IC(DDIC) 품질 불량 문제로 곤혹스러운 입장에 놓였다. 고객사인 LG디스플레이는 품질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거래를 끊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동부하이텍은 최근 LG디스플레이로부터 TV용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DDIC `품질불량` 판정을 받았다. LG디스플레이는 동부하이텍 DDIC를 탑재한 LCD 패널이 테스트 작동 시 하얀 줄이 생기는 등 문제를 확인하고 개선을 요구했다. 간헐적으로 생기는 문제여서 양사 모두 구체적인 원인은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하이텍 측은 이 문제가 불거지자 “칩 불량이 아니라 조립 과정서 생긴 문제”라고 항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LG디스플레이는 “동부하이텍 DDIC를 탑재한 패널에서만 동일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동부 측 항변을 일축했다.
패널 불량 문제는 올 상반기부터 발생했다. LG디스플레이 품질센터를 중심으로 문제를 찾는 데 많은 자원이 투입됐다. 결국 동부하이텍 DDIC 문제로 결론이 났다. DDIC를 이미 탑재한 패널은 다시 재생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전히 손실 처리됐다는 의미다. 동부하이텍은 “우리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력하게 항변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분기 말 동부하이텍에 거래 정지를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DDIC 팹리스 협력사에도 동부하이텍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 대신 SK하이닉스 공장을 활용하기를 권고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동부하이텍은 손실 보상 차원에서 3분기부터 DDIC 가격을 낮춰 공급하고, 불량도 개선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 구매 담당이 개발과 품질 부서를 설득해 간신히 거래정지는 피했다. 그러나 최근 또 다시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 한 관계자는 “문제가 계속 발생해 LG디스플레이, 동부하이텍 모두 전전긍긍하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LCD 패널 시장은 최근 수급 상황이 개선되는 중이다. 값이 빠르게 오르고 있다. LCD 핵심 구동칩에 문제가 발생하면 LG디스플레이는 모처럼 찾아온 `호황`에 손해를 볼 수도 있다. 개선 여지가 없다면 하루라도 빨리 부품 공급사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동부하이텍은 비상이 걸렸다. 독자 브랜드 DDIC 사업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과 함께 동부하이텍 양대 매출원이다. 전체 매출에서 DDIC가 차지하는 비중은 40%를 웃도는 것으로 추정된다. 주요 고객사는 삼성과 LG다. 매출 비중은 6대 4 수준이다. 증권가는 올해 동부하이텍 매출액 전망치를 7500억원 안팎으로 제시하고 있다. 올해 LG디스플레이 DDIC 매출 예상치는 800억원 가량이다. 품질문제로 거래가 끊어졌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회사 이미지에도 큰 타격이다. 동부하이텍 관계자는 “문제를 인지하고 있으며,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