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광섬유 케이블을 이용한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사업인 `구글 파이버(Fiber)`를 중단할 것으로 알려졌다. 6년 전 화려하게 시작했지만 예상보다 비용부담이 크고 구축 시간도 오래 걸려 투자효율성이 낮다는 판단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구글 파이버` 인터넷 사업에 정통한 관계자 말을 인용해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광섬유 매설을 통한 인터넷 사업을 재고하고 있다고 1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대신 구글은 무선으로 초고속인터넷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 구글은 당시 인터넷보다 속도가 30배 빠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광섬유 매설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당시 통신 회사는 더 빠른 광대역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소극적이어서 구글 파이버 프로젝트는 많은 관심을 끌었다.
미국 전역에서 1000개 이상 도시가 이 프로젝트를 신청했으며 2012년 11월에는 캔자스시티에서 공사를 끝내고 서비스에 들어갔다. 지금까지 애틀랜타, 샬럿 등 6개 대도시에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와 샌안토니오 등 5개 지역에서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등 12개 지역에서도 사업이 계획돼 있다.
하지만 광섬유 케이블을 매설하는 데 드는 비용이 애초 예상보다 많고 구축시간도 오래 걸려 비효율적이라는 판단에 따라 구글이 사실상 사업을 포기할 것으로 전해졌다. 캘리포니아 주 새너제이와 오리건 주 포틀랜드에서는 사업 포기가 확정됐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구글파이버 이용료는 월 70달러다. TV를 시청하면 추가 60달러를 청구한다. 시장 조사기관 모펫네이단손은 지난해 12월 현재 구글 파이버 TV서비스 가입자가 5만3000명이라고 발표했다.
구글은 부진한 구글 파이버 사업을 무선 기술을 이용해 다시 강화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구글 파이버는 지난달 웹패스를 인수했다. 이 회사는 광섬유 기지국에서 아파트 안테나에 무선으로 인터넷을 전송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5개 도시에서 약 820개 빌딩에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찰스 바 웹패스 최고경영자(CEO)는 “비용과 시간 부담 때문에 유선을 해지하고 무선으로 이동하는 광섬유 인터넷 가입자 늘고 있다”고 말했다. 구글은 또 캔자스시티에서 무선기술을 시험 중이다. 가로등 위 안테나에서 인터넷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연방통신위원회(FCC)에 무선접속 신호증폭기 설치를 신청했다. 구글은 앞으로 2년간 34개 미국 도시에서 설비를 시험할 계획이다.
광섬유 네트워크는 무선서비스를 위한 중앙네트워크에서만 구축할 예정이다. 에릭 슈미트 알파벳 회장은 지난 6월 열린 주주간담회에서 “무선 접속은 광섬유 매설 투자비용보다 훨씬 투자 비용이 낮다”고 말하는 등 무선인터넷망 구축에 열의를 보였다.
또 구글은 이미 매설된 광섬유 케이블을 빌려 이용하거나 시 또는 전력회사에 네트워크를 공동 구축해 비용을 절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WSJ은 덧붙였다. 샌프란시스코와 애틀란타 일부에서는 활용률이 낮은 광섬유 인프라를 아파트 등 집단 주거시설에 임대하고 있다. 템파에서는 전력회사와 광섬유 네트워크를 같이 구축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한편 구글은 최근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정리하고 있다. `구글 글라스` 사업을 정리했고 로보틱스팀도 해체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