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대학생 창업 인큐베이터 `아이디어 팩토리`엔 성공 꿈이 영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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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학생들이 자작 자동차 대회에 출품할 자동차 차체 제작에 물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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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젤스윙`이 개발한 회전익 타입 드론 `PM 16`

#지난 4월 사업자 등록을 마친 드론 제작업체 엔젤스윙(대표 박원녕)은 맵핑(mapping), 측량, 항공촬영이 가능한 드론 `PM16` `PW15`를 개발했다. PM16은 네팔과 노르웨이를 누비며 `네팔 지진 피해지역 3D모델링`과 `빙하 후퇴지역 식물 식생연구`에 활용됐다. 직원 여섯 명의 엔젤스윙은 서울대 `해동 아이디어 팩토리`가 제공하는 사무실에서 세계적 드론 기업으로 성장할 꿈을 키우고 있다.

#서울대 자동차 제작 동아리 런투유는 `대학생 자작자동차 대회`에 출품할 모델을 지난 10일 완성했다. 해동 아이디어 팩토리에서 지난 넉달간 동고동락하며 직접 용접작업 끝에 만들어낸 결과다. 런투유는 하반기에 해동 아이디어 팩토리에서 1인용 자동차 `고카트(Gocart)`를 제작할 계획이다.

대학생과 대학원생의 창의적 아이디어 발굴과 사업화를 지원하는 `아디이어 팩토리` 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이 지원하는 아이디어 팩토리는 제조장비·회의실·운영인력·교육 프로그램 등 각종 인프라를 제공한다.

지난해 7월 10개 대학(강원대, 경일대, 서울대, 선문대, 순천향대, 전남대, 산업기술대, 해양대, 한라대, 한양대)에 만들어져 빠르게 자리잡아 가고 있다.

지난 12일 찾은 서울 관악구 서울대 `해동 아이디어 팩토리`는 에어컨을 틀어놓았지만 구슬땀을 흘리며 작업하는 학생들로 열기가 뜨거웠다.

학생들은 CNC작업실·쾌속제작실에서 CNC와 3D프린터를 조작하며 저마다 맡은 작업에 몰두했다. 커피포트를 갖춘 라운지, TV를 갖춘 홈베이스(회의실) 소파에서는 수다를 떨 듯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해동 아이디어 팩토리는 방학 중에도 성황이었다. 서울대 측은 7월 한 달 간 야간에 출입한 횟수가 2625건이라고 밝혔다. 출입 등록은 지난 5월 902명에서 12일 현재 1056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아이디어 팩토리가 입소문을 탔다는 뜻이다.

김성우 서울대 아이디어 팩토리 사업단 교수는 “학기 중에는 과제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아이디어 팩토리를 활용했다면 방학 때는 창업과 외부 대회 준비로 공간을 활용한다”며 “1주일 단위로 대회가 열려 공간이 분주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방학 중 경진대회를 준비하거나, 창업을 위해 아이디어 팩토리를 이용하는 학생이 많았다.

런투유에서 활동하는 송진호(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2학년)씨는 “우리 동아리는 학기에는 일주일에 두 번 만났는데, 방학에는 거의 매일 모였다. 8월 자동차 제작 대회가 있기 때문”이라며 “작업실에서 용접을 하다 문제가 생기면 라운지에서 토론을 하고, 밤을 샐 때는 소파에서 잤다”고 말했다.

황승환(서울대 건축학과 박사과정)씨는 “인테리어 프로젝트를 준비하는데 번거롭지 않게 CNC기계 만지는 법을 현재 학습 중”이라고 말했다.

1년째에 접어든 아이디어 팩토리 사업 전체 성과도 잇따라 나왔다. KIAT에 따르면 아이디어 팩토리는 10개 대학에서 아이디어 발굴 1275건, 특허 등 지식재산권 212건을 발굴했다. 시제품도 380여개나 제작했다. 지난달 `2016 기술사업화 대전`에서는 5개 대학이 경진대회에서 아이디어 각축전을 벌였다.

특히 창업 사례가 속속 나오면서 사업이 무르익고 있다. 서울대 엔젤스윙뿐만 아니라 전남대, 강원대, 한라대에서 창업 사례가 나왔다. KIAT는 아이디어 팩토리를 활용한 창업은 12일 현재 22건으로 지난 6월 기준 13건보다 9건 늘었다고 밝혔다.

정부는 창업 후 꾸준한 지원을 고심하고 있다.

남영욱 KIAT 연구원은 “창업한 다음에 사업화연계기술 지원을 연결해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BI사업화 기관과 협업으로 컨설팅, 홍보를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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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해동 아이디어팩토리에서 한 학생이 밀링 머신을 작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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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해동 아이디어팩토리 3D프린터로 만든 작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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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해동 아이디어 팩토리에 설치된 CNC 머신을 학생들이 작동하고 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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