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한마디에 전기료 누진제 경감 `급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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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이 11일 청와대에서 새누리당 신임 지도부와의 오찬 자리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청와대>

11일 오후 당·정이 급거 가정용 전기료 누진제 경감 방안을 내놓은 데는 박근혜 대통령의 `결정적 한수`가 직접적인 역할을 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새누리당 새 지도부와 가진 오찬에서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의 전기료 누진제 개편 요청을 받고는 “올해 특히 이제 이상고온으로 너무 많은 국민들이 힘들어하시기 때문에 당과 잘 협의해 조만간 방안을 국민에게 발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누진제 논란이 전 사회적으로 연일 들끓는 와중에 꿈쩍도 않던 주무부처 산업통상자원부 입장을 돌려세우는 결정적 한마디가 됐다.

이 발언이 공개된 뒤 산업부는 새누리당과 오후 5시부터 긴급 당정협의에 돌입했고, 한시간 반 뒤 한시적 감경 방안을 내놓았다.

박 대통령이 경감방안 발표를 내놓도록 결심한 데는 이미 전 국민적 공분을 산 상황에서 주무부처 개편 없음 방침을 그대로 끌고 가기엔 국정 운영 측면에서도 부담스러웠던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이날 발표 뒤에도 민심추이를 살피며 이후 추가 조치 필요성까지 시시각각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새누리당 지도부는 박 대통령에게 최대 현안인 전기료 누진세 이외에도 사회적 관심이 높은 두 가지 요청을 전달했다. 바로 12일 오전 최종 결정되는 8·15 특별사면과 개각 관련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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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이 11일 청와대에서 새누리당 신임 지도부와의 오찬 자리에서 당정청 합심을 요구했다.<사진:청와대>

이 대표는 8·15 광복절 특별사면에 대해 “민생·경제사범은 많이 반성을 하고 있고 벌을 받았으니 다시 한 번 뛸 수 있도록 베풀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며 “민생·경제사범에 대해서는 통 큰 사면이 있기를 국민이 기대하는 것 같다”고 의견을 박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또 개각 움직임에 관해서도 이 대표는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여러 가지 국정 전반에 대해 다 판단할 문제”라면서도 “탕평인사, 균형인사, 능력인사, 또 소수자에 대한 배려 인사도 그런 부분에도 반영이 됐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여러 가지에 대해 참고를 잘 하겠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은 정기국회를 앞두고 4∼6개 부처를 대상으로 중폭 수준 개각을 단행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새누리당 새 지도부와 면담이 예상보다 빨리 이뤄지면서 금주 말 곧바로 발표할 가능성도 커진 상황이다.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신임 지도부는 남은 국정 과제에 합심하고, 민생현안 해결을 위해 협력하자는 의지도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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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이 11일 청와대에서 새누리당 신임 지도부 8명을 초정해 오찬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박 대통령은 “당·정·청이 하나가 돼서 오로지 국민만 보고 앞으로 나아갈 때, 국민 삶도 지금보다 더 편안해질 수 있고 나라도 튼튼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힘 내서 많은 헌신을 해주기를 다시 한 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새 지도부를 중심으로 여당은 대통령이 이끄는 이 정부가 꼭 성공할 수 있도록 당·정·청이 하나가 되고, 일체가 되고, 동지가 돼서 국민에게 약속했던 것을 제대로 실천해나가 정말 책임감 있게 집권 세력 일원으로 책무를 꼭 할 것을 다짐한다”고 밝혔다.

한편, 당 운영에 대해 이 대표는 “요즘 컴퓨터 시대에서 스마트폰 시대로 바뀌는데 컴퓨터가 수직적 체계라면 스마트폰은 수평 체계라고 한다”며 “새누리당은 앞으로 당 운영에 있어 수평적인 질서를 많이 할 생각이고, 미래지향적이고 스마트한 정책 행보를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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