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원의 투자, 과학을 배우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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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동하는 지구

“지진 발생 지역은 빨간색 점으로 나타납니다. 보라색 선들은 과거에 대륙판이 떨어져 있다가 현재 붙은 지역을 보여 줍니다.”

소규모 극장처럼 만들어 놓은 깜깜한 전시관에는 동그랗고 커다란 지구본만 빛난다. 지구는 시시각각 모습을 달리한다. 태블릿 PC를 들고 선 `생동하는 지구` 해설사가 지구의 여러 개 테마를 터치해 누르면 모습이 바뀐다. 테마는 지구 탄생, 구름 이동 모습, 지구온난화 정도, 지진 발생 지역, 대륙과 해양판 이동 현상 등 수십 가지에 이른다. 약 20분 동안 2만㎞ 떨어진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지난 7월 말 국립중앙과천과학관의 모습이다. 과학관을 찾으니 방학을 맞은 학생들로 북적였다. 이제 걸음마를 시작한 어린아이부터 초·중학생까지 쉽게 볼 수 있었다.

올해는 과학기술 50주년의 해로, 정부에서 과학기술 부흥과 과학문화 대중화에 힘쓰고 있다. 직장인이나 아이들을 다 키운 주부 등 성인이 시간을 내 과학관에 찾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휴가나 주말을 이용해 과학관을 들르면 재미있는 과학을 체험하고 배울 수 있다.

과천과학관은 국민의 과학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과학관 입장료를 저렴하게 책정하고 운영한다. 과학관 입장료는 상설전시관 기준으로 4000원이다. 과천과학관은 천체관, 천체관측소, 스페이스월드 생태체험학습장, 과학캠프장 등으로 구성됐다. 워낙 넓어 하루 안에 돌아보기는 어렵다. 그래서 2시간 코스, 4시간 코스, 하루 코스 등을 나눠 추천한다. 1000원을 더 내고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면서 관람하면 이해가 쉽다. 해설사가 3명밖에 상주하지 않아 예약시간은 기다려야 한다.

기초과학관에서는 `인공번개`도 시간을 정해 보여 준다. 발명가 테슬라가 교류전기 전압을 높여서 장거리 송전을 가능하게 하고, 400만 볼트 고전압에서 전선 없이 송전이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을 인공번개로 보여 주는 장치다. 인공번개를 진행한다고 하면 아이들이 몰려들어 번개를 지켜본다. 전기가 만들어지는 원리도 쉽게 보고 배울 수 있다.

자연사관에는 95% 진품인 백악기 공룡 전신골격 화석도 볼 수 있다. 미국 뉴욕 자연사박물관이 부럽지 않다. 척추 뼈에 육식공룡에 물린 이빨 자국이 선명하게 보존됐고, 공룡화석 진품과 가짜를 구별하는 방법도 알려 준다.

다만 태풍체험, 지진체험 등은 아이들 체험 위주로 구성돼 성인이 이용하는데 어색함이 느껴졌다.

홍현선 과천과학관 연구관은 “과학에 흥미를 돋우기 위해 과학관에 오면 체험하고 설명을 들으면서 과학을 쉽게 배울 수 있다”면서 “일상 속 과학을 체험하는 기회를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