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죽순 분당·판교 취업박람회 기업엔 부담

같은 생활권인 성남시 판교와 분당에 일자리 박람회가 비슷한 시기에 몰려 되레 기업에 부담을 준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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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업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가 다음달 5일 분당 잡월드에서 일자리박람회를 여는 것을 시작으로 경기도, 경기과학기술진흥원,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성남시 등 정부 및 지자체 산하기관 10여곳이 이 지역에서 창업박람회를 연다.

박람회는 중소·중견기업으로선 기업을 알리고 좋은 인재를 뽑을 기회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박람회가 몰리다보니 기업에 부담이 되고 있다. 일부 기업은 지자체 산하기관으로부터 참가 종용을 받고 있어 부담을 호소했다.

한 판교테크노밸리 기업 대외협력 담당자는 “지자체 산하기관 몇 곳에서 비슷한 시기에 창업박람회에 참가해달라고 요청받았다”며 “어느 곳에 참여할지 눈치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비용과 인력이 제한된 기업으로선 모든 행사에 참여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다른 기업 관계자도 “정부와 지자체 산하기관에서 발 벗고 나서서 일자리 미스매칭을 해결해주는 것은 고맙지만 여러 기관이 박람회를 하겠다고 움직이는 것은 효율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박람회가 실제 구인난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안 된다는 불만도 있다. 이른바 미스매칭이다.

지난해 박람회에 참가했다는 기업 최고경영자(CEO)는 “우리가 원하는 인력은 3~4년도 경험을 갖춘 경력자인데 박람회를 찾은 사람 가운데 마땅한 이를 찾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 지역 기업이 ICT기업이 대다수로 기술인력을 선호하는 것도 미스매칭 원인이다.

경기도 산하기관 한 관계자는 “분당이나 판교테크노밸리 기업 다수가 ICT 기업으로 부설연구소를 갖춘 곳이 많다”며 “기업이 원하는 것은 경험을 갖춘 기술인력인데 반해 일자리를 찾는 사람은 관리 인력이 많아 서로 연결되지 않는 사례가 있다”고 전했다.

일례로 판교에는 지난해 말 기준 1121개 기업이 있다. 이 가운데 77%가 IT기업이다. 나머지도 바이오, 화학, 나노기술 기업이다. 그만큼 연구인력 수요가 많을 수밖에 없다. 실제 지난해 신규 고용인력 가운데 45.3%가 연구인력이다.

경기도는 문제 해소를 위해 일부 일자리 박람회를 통합 운영해 효율을 높일 방침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경기도와 산하기관이 각각 준비중인 창업박람회를 하나로 통합해 운영하는 것을 검토중”이라며 “이르면 올해부터 박람회를 통합해 효율을 꾀하고 미스매칭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이경민 성장기업부(판교)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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