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첨단기술 경연장 올림픽..."리우 올림픽은 핀테크, VR, 웨어러블, 클라우드 올림픽"

세계 70억 인구의 관심이 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쏠리고 있다. 각국 선수들은 국가를 대표해 지난 5일(현지시각)부터 뜨거운 경쟁을 펼치고 있다. 역대 최대인 206개국이 참가한 리우 올림픽은 선수들의 경쟁 못지않게 첨단기술 경쟁도 치열하다. 당대 첨단 정보기술(IT)과 기기가 총동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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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과 스포츠는 기록경기다. 기록 향상을 위해서는 첨단 기술의 도움이 절대 필요하다. 이른바 스포츠테크다. 리우 올림픽도 마찬가지다. 대회 운영과 참가자 편의에서부터 경기 중계에 이르기까지 핀테크, 가상현실(VR), 보안, 클라우드 같은 첨단 IT가 적용됐다.

◇핀테크, VR 등 신기술 주목

세계인이 한자리에 모이는 올림픽은 생활에 편의를 제공하는 기술을 시험하고 홍보하는 장으로 적합하다. 리우 올림픽에서는 결제 기능을 넣은 웨어러블 기기가 사용되고 있다. 비자카드와 브라질 브라데스쿠은행은 근접무선통신(NFC) 결제 기능을 탑재한 팔찌를 개발, 시범 운영하고 있다.

참가 선수와 취재진 등 약 3000명에게 지급된 이 팔찌는 경기 시설 곳곳에 설치된 4000여개 결제 단말기에서 제품을 구매할 때 사용할 수 있다. 고무로 만들어 방수 기능도 있다. 비자카드가 후원하는 45명의 올림픽 선수는 NFC 반지를 착용했다.

이 반지에는 초소형 보안 칩을 내장, 결제 기능을 갖췄다. 짐 매카시 비자카드 이사는 “지난 30년 올림픽 스폰서 역사에서 처음으로 웨어러블과 모바일 결제 기술이 광범위하게 적용된 첫 올림픽”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가상현실(VR) 기술도 인기를 몰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림픽 중계사인 미국 NBC 방송과 손잡고 VR 중계를 하고 있다. 개막일부터 폐막식 이튿날인 22일까지 VR 영상을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약 85시간 분량의 올림픽 VR 영상을 NBC 스포츠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올림픽 참가 선수 1만2500명 전원에게 스마트폰 `갤럭시S7 엣지 올림픽 에디션`을 제공하는 등 마케팅 채널로 활용하고 있다.

또 리우 올림픽은 경기 중계에 드론이 본격 투입된 대회라고 할 수 있다. 드론은 선수의 몸짓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기 위해 다양한 앵글로 선수와 같은 속도로 따라다니면서 카메라로 영상을 담아내고 있다.

◇첨단 기술로 경기력 향상

첨단 기술은 선수의 기술력 향상에도 적극 활용된다. 우리나라 양궁 선수는 브라질 현지의 고온다습한 환경에 맞춰 X선 비파괴검사로 가장 좋은 활을 골라 경기에 나서고 있다. 활에도 최첨단 기술이 집약됐다. 나노카본 소재를 사용한 활은 무게가 고작 2㎏ 정도밖에 되지 않으며, 시위를 당긴 후 더 많은 진동을 흡수함으로써 흔들림을 방지한다.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한 `맞춤형`으로 각자의 손가락 길이에 최적화된 그립을 즉석에서 복제할 수 있도록 했다. 경기복에도 신소재가 적용됐다. 미국 육상 선수들은 재활용 폴리에스테르 소재를 활용한 경기복을 입고 뛴다. 이 수트에는 공기 저항이 가장 큰 부위에 미세한 돌기를 배치, 선수의 움직임에 따라 공기 흐름을 최적화해 주는 기술까지 탑재됐다.

우주복 기술도 경기복에 적용됐다. 스포츠웨어 업체 언더아머는 미국 항공우주국(나사)이 개발한 우주복 기술을 활용해 캐나다 럭비팀, 스위스와 네덜란드 비치발리볼 팀을 위한 운동복을 만들었다. 이 운동복에는 몸의 열을 흡수하는 크리스털 패턴이 소재로 사용했다.

미국 사이클링 팀은 훈련할 때 `솔로스 스마트 글라스`를 착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 글라스와 닮은 솔라스 스마트 글라스는 렌즈 한쪽의 작은 디스플레이로 현재 속도, 페달 속도, 심장박동, 칼로리 등 다양한 데이터를 보여 주고 분석용으로 기록한다.

BMW는 미국 수영 선수들을 위해 모션 추적 시스템을 개발했다. 자동차 미등 솔루션을 응용해 수영 선수의 손목, 어깨, 엉덩이, 무릎, 팔꿈치, 발목, 발가락에 발광다이오드(LED)를 부착해 수중 카메라가 모션을 추적할 수 있게 했다. 수집된 데이터는 코치의 선수 분석 자료로 활용된다.

◇대회 운영은 클라우드 기반으로

프로그램과 콘텐츠를 PC 대신 웹서버에 저장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는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가상 하드웨어(HW)를 단 몇 분 만에 구축하고 필요한 만큼 사용하기 때문에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이번 리우 올림픽도 클라우드 서비스를 도입했다. 대회 운영 분야를 클라우드로 구축했다. 대회 기술운영센터(TOC) 등은 개최국이 아닌 스페인에 설치했다. 시스템 설비 운송 문제 해소 등으로 IT 구축비를 10∼15% 절감하고, 시스템의 일관성 및 운용 탄력성을 제고시켰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 2012년 런던 올림픽부터 단계별로 클라우드화를 추진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기점으로 대회 운영은 물론 경기 기록까지 모두 클라우드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기타 주목받는 첨단 기술들

올림픽 공식 계측 업체인 오메가는 최첨단 사진 판정 기술을 선보였다. `오메가 스캔 오 비전 미리아` 카메라는 선수가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을 빠른 속도로 촬영한다. 초당 1만장의 고화질 사진을 찍어서 육안으로 잡아내기 어려운 순간을 포착한다. 오메가는 경기 성적을 정확히 제공하는 전광판도 선보였다.

레이더 측정 시스템을 갖춘 전광판은 골프 종목 선수가 샷을 날리면 공 속도와 예상 거리·높이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보여 준다. 올해 양궁에는 스마트 센서를 내장한 과녁이 투입됐다. 이전까지는 사람의 눈으로 확인했기 때문에 실수의 여지가 있었다. 이번 대회에는 이런 실수가 있을 수 없다. 과녁 뒤에는 오차 범위 0.2㎜ 스마트 센서가 있어서 화살이 과녁에 박히고 1초 만에 점수가 정확하게 표시된다.

특히 리우 올림픽은 인터넷 라이브스트리밍이 본격 활용된 대회로 기록될 전망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애저(Azure) 기반의 클라우드 비디오 인코딩과 호스팅을 제공하고 있다. NBC유니버설과 NBC올림픽닷컴에 실시간과 온디맨드 방송을 4500시간 제공한다. 이에 따라 시청자는 다양한 디바이스를 활용, 언제 어디에서나 올림픽을 시청할 수 있다.

리우 올림픽은 여러 방송사가 고선명(HD)급 스트리밍 중계 서비스를 웹 사이트와 앱으로 제공한다. 거실의 대형 TV 앞이 아니라 하더라도 고화질로 영상을 즐길 수 있어 중요 경기를 놓칠 걱정이 없다. 보고 싶은 경기가 있으면 스마트폰, 태블릿, 데스크톱 등 원하는 기기로 보고 싶은 경기를 즐기면 된다.

수디르 시리바라 MS 애저미디어서비스 담당 임원은 “이용자는 TV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기로 편리하게 원하는 시간에 올림픽을 시청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