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정보는 가상현실(VR) 시대 필수 요소입니다. 하지만 실내 공간정보는 구글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한 귀중한 정보입니다.”
인공위성 사진이나 측량 등으로 실외 공간정보는 어느 정도 파악이 가능하지만 실내 공간정보는 아직 미지의 세계다. 실내 공간을 3차원으로 구현하는 기술은 향후 VR 기술 활용도가 가장 높은 영역으로 꼽힌다. 구글도 증강현실 기술 `프로젝트 탱고`의 `현실 스캐너`로 건물 내부를 찍어 3차원 모델로 만드는 기술을 적용 중이다. 이 방식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데다 번거롭다.
어반베이스는 2차원 설계도면을 2초 만에 3차원 가상현실로 구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활용해 VR 기반 홈 퍼니싱 서비스 `어반베이스`를 운영한다. 서비스 내에서 자기가 원하는 아파트를 찾아 직접 인테리어를 해본다. 가구, 벽지, 가전, 바닥재 등을 자유롭게 적용한다. 해당 업체 사이트로 바로 연결해 제품을 구매할 수도 있다. 서울의 아파트 50% 정도 도면을 확보해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하진우 대표는 “도면 입수 용이성과 아파트 중심 국내 주거환경을 고려해 아파트 서비스를 먼저 제공한다”며 “이달 6대 광역시, 올해 안에 전국 아파트 50%에 해당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 대표는 앞서 3차원 건축 설계 도면 구축 대행사업을 했지만 세월호 참사 당시 피해자 구조를 위한 선박 도면을 제공하며 창업을 결심했다. 군대에서 인연을 맺은 4명이 뭉쳤다. 3명은 공군 학사장교 동기다. 나머지 1명은 훈련소 교관이다.
하 대표는 “세월호 참사 당시 잠수부가 수색해야 되는데 3차원 도면이 없어 난항을 겪었다”며 “날을 새며 도면을 제작해 제공하면서 더 많은 사람이 3차원 도면을 체험하면 좋은 세상이 올 것 같아 개발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진출도 타진한다. 내년 일본 진출 뒤 동북아, 미국 등지로 서비스를 확대하는 게 목표다. 모든 나라가 도면은 똑같은 것을 사용하지만 공간이 가진 용도는 상이하다. 특수성을 컴퓨터가 해석해야 한다. 아시아권은 주거 문화 간극이 적어 진출이 용이하다.
향후 실내 공간정보를 제공하는 데이터 공급 회사가 최종 목표다. 부동산 중개, 1인칭슈팅게임(FPS) 등 응용 가능성도 크다. 하 대표는 “세계에서 도면을 VR로 바꿔주는 기술은 아직 우리밖에 없다”며 “실내 공간정보를 공급하고 대여하는 사업 모델로 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