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분할발주` 의무화 논의 시작...20대 국회 법안 발의 주목

공공 소프트웨어(SW) 사업 설계와 구현을 별도로 발주하는 `SW 분할발주` 의무화 여부를 두고 업계 논의가 활발하다. 사업 발주 때부터 제대로 사업을 설계해 SW 서비스 품질을 높이고, 과업 변경을 줄여 사업자 부담을 덜어주자는 취지다. 18, 19대 국회 때 의무화 법안이 발의됐지만 제대로 논의되지 못한 채 폐기됐다. 20대 국회 재발의 여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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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업계에 따르면 송희경 의원실(새누리당)은 최근 미래창조과학부, 조달청, 시스템통합(SI) 업체 관계자와 공공SW 분할발주 의무화 필요성을 논의했다. SW 분할발주란 SW사업 기본설계(사업 내용과 개발 규모 등 확정)와 실제 사업을 별도로 발주하는 것이다.

참석자 다수는 SW 분할발주가 필요하다는 큰 틀에 공감했다. 분할 발주 요건과 정의, 영역, 예산 확보 등 세부 내용에는 이견을 보였다. 일부 기업은 분할 발주로 사업 수익성을 높인다고 기대했지만 또 다른 쪽은 분할발주 대상과 추가 예산 발생 등을 우려했다. 발주자(공무원) 전문성 확보도 숙제로 지적됐다. 참석한 관계자는 “대부분 필요성에 동의하지만 세부 내용 조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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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SW 악순환 구조 도표 이미지. 출처: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도 최근 `공공SW 생태계 견실화를 위한 분할발주 제도화` 보고서를 내고 분할발주 의무화 필요성을 분석했다.

연구소는 현행 일괄발주로 인해 공공SW 사업이 악순환 고리를 벗어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일괄발주로 진행되면 발주자가 제대로 사업을 설계하지 못해 수시로 과업이 변경된다. 이때 발주자 대부분은 별도 대가 없이 과업 변경을 요구한다. 사업자 수익이 악화되는 구조다.

2012년 SW산업협회 조사에 따르면 공공SW 사업을 수행한 111개사 가운데 50%가 과업 변경 또는 추가를 경험했다.

김준연 SW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SW 분할발주를 의무화하면 과업 변경 등을 줄여 SW업계 수익성을 개선할 것”이라면서 “부실설계를 방지하고 분석과 설계를 전담하는 전문기업을 육성하는 효과도 거둘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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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분할발주 시 효과 도표 이미지. 출처: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실제 지난해 정부가 조달청, 부산시, 광명시 등 7개 공공 분야를 선정해 분할발주 시범사업을 진행해보니 이전 대비 과업변경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조달청이 `e-발주시스템 구축` 사업을 분할발주한 결과 요구사항 변경률은 1.3%였다. 일괄발주 때(12.2%)보다 변경사항이 대폭 줄었다.

공공SW 분할발주가 자리 잡으려면 의무화, 법제화 또는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분할발주 의무화 법안은 2011년(18대 국회)과 2015년(19대 국회) 두 차례 발의됐지만 논의 대상에서 밀려 자동 폐기됐다. 20대 국회에서 다시 법안이 발의될지 관심이 쏠린다.

송희경 의원실 관계자는 “공공SW 사업에 문제가 많다는 점은 공감하지만 사업자별로 이견이 있고 추가 예산 확보 등 관계 부처 간 조율도 필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업계와 논의해 본 후 법안 발의 또는 다른 방법으로 해결 가능한 방안이 있는 지 고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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