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중국 무역 갈등이 격화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500원 선에 바짝 다가섰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0.9원 오른 1484.1원으로 주간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0.8원 오른 1484.0원으로 장을 열었다. 개장가 기준으로 금융위기였던 2009년 3월 16일(1488원) 이후 가장 높다. 당시 장중 고가는 1488.5원이었다. 전날 주간거래(오후 3시 30분 기준)에서는 1473.2원을 기록했다. 2009년 3월 13일(1483.5원) 최고치를 경신한 전날에 이어 이날 최고치를 재차 경신한 것이다.
장중에도 1480원 후반대를 등락했다. 미국과 중국 관세 전쟁 심화 우려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국 정부는 이날 0시 1분(현지시각)부터 한국을 비롯해 57개 국가에 최소 11%에서 최고 50%의 국가별 상호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특히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는 상호관세, 추가관세 등과 기존에 부과한 관세 등이 모두 누적돼 104%로 올랐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미·중 합의 소식이나 대화 모드 전환 소식이 들리기 전까지는 환율 천장이 열려있어 1500원까지도 가능할 수 있다”며 “다만, 미중이 대화 모드로 전환하게 되면 환율이 급락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연구원도 “올해 상반기까지는 글로벌 통상 환경 불확실성에 환율이 1500원을 상회할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4.24포인트(0.18%) 내린 2329.99로 출발한 뒤 낙폭을 키워 40.53포인트(1.74%)내린 2293.70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15.06포인트(2.29%)내린 643.39로 거래를 마쳤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