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지 소프트웨어(SW) 구매 방식이 영구버전 라이선스 도입 방식에서 월 또는 연간 단위로 사용한 만큼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한 번에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에 이르는 구매 비용을 절반 이하로 낮춰 구매자 초기 도입 부담이 줄어든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오토데스크코리아는 이달부터 전 제품에 대해 영구 라이선스(설치형 패키지SW) 판매 방식을 중단한다. 지난 2월 개별 품목에 한해 우선 적용했고, 이달부터 스위트(결합상품)를 포함한 전 제품에 적용한다. 월·분기·연·과년 단위로 나눠 이용자로부터 요금을 받는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 한국오라클 등 대표 패키지SW 업체 역시 서비스형 SW(SaaS) 고객 확보에 주력한다. 이들 기업은 오피스를 비롯해 전사자원관리(ERP), 공급망관리(CRM), 인력자원관리(HCM) 등 기업용 핵심 SW를 SaaS 방식으로 판매한다. 이를 위해 클라우드 중심으로 사업조직을 개편했다.
한글과컴퓨터, 인프라웨어, 더존비즈온, 영림원소프트랩 등 이 분야의 국내 대표 업체들은 지난해부터 SaaS 고객 확보에 나섰다. 티맥스소프트도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웹애플리케이션서버(WAS) 등을 사용한 만큼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판매한다.
SW 기업이 SaaS로 판매 방식을 넓히는 이유는 설치 방식 대신 빌려 쓰는 클라우드 방식을 선호하는 고객이 늘기 때문이다.
SaaS 방식은 패키지SW 구입 설치에 비해 초기 비용 부담이 적다. 오토데스크뿐만 아니라 주요 기업용 SW는 카피당 수십만원,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스위트 제품군)에 이른다. 기업 인원이 많을수록 비용은 더해진다. SW 도입 비용만 수억원대에 이른다.
영림원소프트랩 관계자는 “예전에는 스타트업이나 벤처처럼 초기 SW 구매 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업체들이 SaaS 방식을 선호했지만 요새는 중소·중견기업까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비용을 최대한 절감하고 유지·보수비를 최소화한다는 점에서 고객이 SaaS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SaaS 제품을 도입한 고객 만족도도 높다. 더존비즈온이 ERP를 SaaS로 전환한 고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9%가 스마트워크 환경을 제공하다는 점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업무 편의성과 데이터 보안 등에서도 만족감을 나타냈다.
한국오라클 관계자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SaaS를 아예 이해하지 못하거나 보안 문제 등을 이유로 거부감을 느끼는 곳이 많았다”면서 “올해 들어서 고객이 먼저 SaaS 방식을 문의하거나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세계 SaaS 시장은 올해 582억달러를 기록, 2018년까지 연평균 20.3% 성장이 예상된다. 같은 기간 국내 SaaS 시장 성장세는 15.4%다.
업계는 국내 SaaS 시장이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했다. 최근 시장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SaaS 사업자협의회`를 발족, 힘을 모으기로 했다. 정부도 `글로벌 SaaS 육성 프로젝트`를 진행, 업계 지원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세계 시장에 비해 국내 SaaS 성장이 더디지만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본다”면서 “SaaS 시장을 염두에 둔 SW 제품 개발도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시장 전망. 자료:IDC 클라우드 블랙 북 2014>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