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조원 직장인 점심시장에 온라인 식권 바람

음식과 기술이 합쳐진 푸드테크 산업 가운데 온라인 식권 사업이 새 영역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동안 직장인이 사용해 온 종이식권과 음식점 장부를 온라인으로 대체하는 사업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씨온(대표 안병익)과 벤디스(대표 조정호)가 각각 종이식권을 대체한 온라인 식권 서비스를 정착시키는 등 직장인 사이에 신선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한 지역 중소기업과 벤처 등 작은 곳에서 시작한 서비스가 주변으로 확산되고 있다.

온라인 식권은 기업에서 식권을 받아 회사 주변 식당을 이용하는 직장인에게 결제의 번거로움을 없애는 서비스다. 매달 곳곳에 뿌려진 식권을 정리해야 하는 총무팀 직원의 수고를 덜어 준다.

온라인 식권 서비스를 먼저 선보인 곳은 벤디스다. 벤디스는 지난 2014년 6월 `식권대장` 서비스를 선보인 이래 올해로 3년째 접어들었다. `식권대장` 솔루션을 도입하면 식권 사용 내역을 실시간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다. 사용자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켜서 식권대장 앱을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기업으로서는 식권 오·남용 등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어 비용 절감 및 투명경영 시스템 구축에 큰 도움이 된다.

실제 직원 수 300명 규모 기업이 `식권대장` 도입 후 한 달 만에 1500만원가량 식대를 절감하는 효과를 거뒀다. 식사하러 갈 때마다 식권을 챙기거나 식대장부를 적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사라지고, 분실 우려도 없어 사용자 만족도가 높다. 앞으로 온라인 식권 포인트로 아이스크림이나 케이크 등을 구매하는 기프티콘도 발행할 예정이다.

사용자 만족도가 커지면서 사용처는 80여곳, 사용자는 1만5000여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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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호 벤디스 대표는 “처음에 도입을 주저하던 곳도 편의성을 알고선 속속 도입하고 있다”면서 “이제 한 달 식권 사용금액이 10억원가량에 이른다”며 싱글벙글했다. 벤디스는 최근 투자 유치로 실탄을 확보하며 마케팅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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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앱 `식신 핫플레이스`를 운영하는 씨온은 온라인 식권 분야에서 후발 주자다. 지난해 6월 `e식권`을 내놓았다. 하지만 1년 사이에 하루 평균 이용 건수가 1만8000여건에 이를 정도로 급성장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동국제강, YTN, 세종시청, 현대리바트 등 굵직한 중견기업과 공공기관에서 e식권을 사용한 덕택이다. 식대 몰아주기 기능과 맛집 서비스를 운영하며 쌓은 식신 가맹점 할인 정보와 쿠폰을 제공하는 것도 `e식권`이 인기를 얻은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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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온은 내년까지 300개 기업 11만명의 직장인이 e식권을 사용하는 것이 목표다.

온라인 식권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다. 100명 이상 사업장에 종사하는 직장인이 1000만명에 이르고, 이들 가운데 다수가 점심시간에 종이식권과 장부를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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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익 씨온 대표는 “100명 이상 사업장을 기준으로 직장인 점심 식권 시장은 35조원에 이른다”면서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로, 온라인 식권이 직장인 만족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기업 투명성 개선에도 보탬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경민 성장기업부(판교)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