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자기장을 이용해 자연환경에 방출된 방사성 세슘을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흡착제를 개발했다.
양희만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전제염해체기술개발부 박사팀은 자성을 띠는 나노입자 응집체 표면에 세슘을 흡착할 수 있는 염료인 프러시안 블루(PB)를 입혀 `세슘 제거용 자성나노흡착제`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3일 밝혔다.
방사성 세슘(137Cs)은 핵실험이나 원전 운영 중 우라늄 핵분열 과정에서 인공적으로 얻어지는 방사성 물질이다. 반감기가 30.2년으로 인체 내 흡수되면 장기와 근육에 쉽게 축적돼 전신마비, 골수암 등 다양한 질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속 세슘을 제거하려는 다양한 흡착제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사용 후 회수가 어려워 2차 환경오염 문제가 제기됐다. 최근 외부 자기장이 있을 때에만 강한 자성을 띄는 흡착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나, 여전히 낮은 회수율과 제거율 개선이 과제다.
양 박사팀이 개발한 기술 핵심은 자성 나노입자가 결집된 나노입자 응집체에 프로시안 블루를 성장시키는 것이다. 약한 자성을 갖는 단일 자성 나노입자를 결집시켜 강한 자성을 갖는 나노입자 덩어리를 제조한다. 그 표면에 세슘을 선택적으로 흡착 가능한 프로시안 블루의 형성과 성장을 조절할 수 있는 합성법을 개발했다.
개발된 흡착제는 기존 흡착제 2배 이상 자성값을 가져 기존 대비 향상된 회수 능력을 보였다. 입자 당 프러시안 블루의 합량이 증가해 흡착 능력도 향상됐다. 실험 결과 흡착제 10㎎으로 오염수 100㎖에서 99.76% 제거능력을 나타냈다.
원자력연구원은 이 기술을 이전해 향후 대량 생산 방법을 개발, 실제 방사성 세슘을 제거 현장에 투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원전 운영 중 발생하는 방사성 액체 폐기물 처리와 원전사고 오염수(강, 지하수, 해수), 일반 오염수 정화 소재로 직접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연구결과 논문은 올해 2월 `저널 오브 올로이스 앤 컴파운즈(Journal of Alloys and Compounds)`에 게재됐다. 글로벌 연구정보 사이트인 `어드밴시스 인 엔지니어링(Advances In engineering)`은 해당 논문을 7월 재료공학 분야의 `주목해야할 연구(Key Scientific Article)`에 선정해 소개하기도 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