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오픈마켓 전환을 선언하면서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에 새로운 경쟁 구도가 자리 잡을 전망이다. 쿠팡이 일부 사업자가 시장 주도권을 거머쥔 오픈마켓 시장에 다크호스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쿠팡은 `아이템 마켓`으로 법률상 `통신판매중개자` 지위를 얻게 됐다. 거래 당사자 간 통신판매를 알선하는 업태다. 상품 유통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오픈마켓이 아닌 실제 판매자가 책임을 진다. 현재 G마켓과 옥션, 11번가, 인터파크 등이 통신판매 중개자다.
소셜커머스나 종합몰 등은 `통신판매업`으로 구분한다. 상품을 비롯한 판매 정보를 제공하고 소비자들의 청약을 받아 판매한다. 사업자가 직접 상품을 제공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모든 판매 단계에서 책임을 진다. 쿠팡 로켓배송이나 11번가 직매입 서비스는 모두 통신판매업으로 분류된다.
쿠팡은 기존 딜 사업을 오픈마켓으로 전환하면서 책임 범위를 줄였다. 그동안 딜 상품 구매 고객을 위해 사후관리(AS), 반품, 환불 등에 투자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여유 자금은 로켓배송 인프라 개선에 사용하는 등 자금의 효율성을 강화할 수 있다. 쿠팡은 시장에서 쿠팡맨, 로켓배송 등으로 쌓은 인지도를 무기로 아이템 마켓 고객을 끌어들이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베이코리아와 SK플래닛, 인터파크는 쿠팡의 시장 진입에 긴장했다. 11번가 등은 최근 직매입 서비스를 도입, 사업 구조를 이원화했다. 아이템마켓과 로켓배송 투 트랙으로 사업 구조를 정비한 쿠팡과 거의 동일한 형태다.
각 오픈마켓 사업자는 앞으로 가격 경쟁력과 품질은 물론 배송 서비스, 고객 편의성 부문에서 치열한 고객 쟁탈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쿠팡이 시장을 이탈하면서 무주공산이 된 소셜커머스 시장은 티몬과 위메프가 업계 1위를 놓고 맞붙게 됐다.
윤희석 유통/프랜차이즈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