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10나노대 D램 개발코드명을 `아리우스`로 확정하고 개발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첫 10나노대(1x나노) D램에 아리우스(Alius)라는 개발코드명을 붙였다. 아리우스는 라틴어로 `또 다른 세상`을 의미한다. 기술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메모리 시장을 창조하자는 의지를 담았다.
메모리 업계에선 10나노대 D램 개발과 양산의 어려움을 `마의 벽`으로 비유한다. 회로 선폭이 좁혀지면 메모리 최소 단위인 셀 면적도 좁아진다. D램은 전하를 저장하고 0과 1을 판단하는 커패시터가 셀 위로 자리 잡는다. 셀 면적이 좁아지면 커패시터 용량을 사수하는 것이 어렵다. 커패시터를 수직으로 길게 늘려 올리면 쉽게 무너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는 수율에 악영향을 미치는 결과를 낳는다. 노이즈 증가, 전하 유출, 회로 패턴 새기기의 어려움도 풀어야 할 과제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2y(25)나노와 2z(21)나노 D램에선 별자리와 관련된 개발코드명을 붙여 왔다”면서 “10나노대로 접어들면서 코드명 성격이 바뀐 것은 그만큼 개발 작업이 어렵다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아리우스의 예상 양산 시점을 밝히지 않았으나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 개발 기간을 단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SK하이닉스의 주력 D램은 2y나노(25나노) 제품이다. 제품 개발코드명은 폴라리스(Polaris)다. 폴라리스는 북극성을 의미한다. 사막 여행자는 밤하늘의 북극성을 보면서 가야 할 방향을 찾았다. SK하이닉스는 2y나노 D램이 향후 개발 방향성을 제시하는 제품이 되길 원한다는 의미에서 이 같은 코드명을 붙였다.
2z(21)나노는 데네브(Deneb)다. 별 가운데 절대등급이 높아 `실제로 가장 밝은 별`을 의미한다. 최고의 SK하이닉스를 만들어 가자는 의미다. 최근 생산량을 늘리고 있는 SK하이닉스의 차세대 주력 D램 제품이 바로 데네브다.
이른바 효자 제품이던 2x(29)나노 D램 코드명은 휴마(Huma)였다. 휴마는 페르시아어로 `믿지 못할 엄청난 새`를 뜻한다. 휴마가 사람 머리 위에 앉으면 그 사람이 왕이 된다는 속설이 있다. SK하이닉스는 휴마가 SK하이닉스를 반도체 업계의 `왕`으로 이끄는 기술이 되길 원했다. 실제 이 같은 바람은 어느 정도 이뤄졌다. 2x나노 D램이 주력이던 2014~2015년에 SK하이닉스는 최대 실적 기록을 경신했다.
SK하이닉스는 20나노대 낸드플래시까지 국내외의 유명 산 이름을 개발코드명으로 붙였다. 한라, 백두, 금강, 마칼루, 칸첸, K2를 거쳐 20나노 낸드플래시에는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8848m)를 개발코드명으로 붙였다.
16나노에서 코드명 성격이 바뀌었다. 16나노 낸드플래시 개발코드명은 퀘이사(quasar)다. 퀘이사는 블랙홀이 주변 물질을 집어삼키는 에너지로 형성된 거대 발광체를 의미한다. 3D 낸드플래시에는 로마 신화에 나오는 아폴로를 개발코드명으로 붙였다.
표. SK하이닉스 최신 D램 공정별 개발코드명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