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퍼니 리뷰]<32>나이앤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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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증강현실(AR)게임 `포켓몬 고`의 선풍적 인기에 힘입어 이 게임을 개발한 나이앤틱(Niantic)이 주목받고 있다. 나이앤틱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두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나이앤틱은 2010년 구글 사내벤처로 출발해 2015년 9월 분사했다. 창업자인 존 행키는 구글에 합류하기 전 키홀(Keyhole)이라는 회사를 운영했다. 키홀은 2004년 구글에 인수됐다. 키홀 주력제품은 나중에 `구글어스`가 됐다. 이후 그는 구글어스, 구글맵스, 스트리트뷰 등을 담당하는 구글 지오(Geo) 제품관리 담당 부사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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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행키 나이앤틱 CEO

나이앤틱이라는 이름은 서부 개척시대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했던 포경선에서 따왔다. 이 회사는 가상현실(VR)과 현실을 접목한 AR에 주목했다.

구글 사내 벤처 시절인 2012년 AR게임 `인그레스(Ingress)`를 내놨다. 인그레스는 구글 지도 위치 정보를 기반으로 세계 주요 건축물이나 관광지 등을 가상화하고 사용자가 대결을 펼치는 게임이다. 출시한 지 2년 만에 200개국에서 1400만명이 넘는 사용자를 확보할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남들이 잘 가지 않는 곳에 먼저 깃발을 꽂으려고 알래스카 등 오지나 북한까지 찾아가는 열혈 사용자도 있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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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용 게임 시장에 진출한 닌텐도는 인그레스를 눈여겨봤다. 초히트 캐릭터 포켓몬스터와 인그레스 AR를 결합하면 대단한 게임이 나올 것을 직감했다. 닌텐도는 나이앤틱과 접촉해 게임을 공동개발할 것을 제의했다. 결국 나이앤틱이 구글에서 분사하면서 협상은 급속도로 진척됐다. 구글이 나이앤틱을 분사시킨 것은 닌텐도가 구글과 게임개발을 함께 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했기 때문이라는 소문도 있다.

2015년 9월 분사와 함께 나이앤틱은 닌텐도와 닌텐도 자회사 포켓몬컴퍼니와 함께 포켓몬 고를 함께 개발 중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다음달 나이앤틱에 구글, 닌텐도, 포켓몬컴퍼니가 3000만달러(339억5000만원)를 투자했다. 결국 나이앤틱은 전작 AR게임 인그레스로 확보한 위치 기반 서비스(LBS) 등 각종 데이터와 기술력을 포켓몬고에 적용, 안정적인 게임 서비스 기반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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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니스 황 나이앤틱 아트총괄이사

이 회사에는 한국계 미국인 데니스 황(한국명 황정목)이 아트총괄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그는 미국 녹스빌에서 태어나 5살에 한국으로 돌아와 중학교를 졸업했다. 이후 미국으로 다시 돌아가 비어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스탠퍼드대에서 아트앤컴퓨터사이언스 학사 학위를 받았다.

1998년 구글에 학생인턴으로 입사해 2000년에 구글의 첫 `두들(Doodle:특정한 날에 맞추어 바뀌는 구글 로고)`을 만들었다. 이후 수많은 두들을 만들어 내며 디자이너로 명성을 얻었다. 2011년 인그레스 개발팀에 합류, 그래픽 제작을 총괄하며 포켓몬 고 인기에 한몫했다.

포켓몬고 인기 요인이 나이앤틱 개발력 때문이 아니라는 평가도 있다. 전작 인그레스와 포켓몬고는 캐릭터만 다르고 게임 환경이 유사하다. 닌텐도가 1996년 게임보이 게임으로 처음으로 선보인 `포켓몬스터`는 문화 아이콘이다. 만화, 애니메이션, 캐릭터 사업 등으로 확장하면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이 때문에 포켓몬 고 선풍적인 인기 요인이 게임성보다 캐릭터에 있다는 분석도 있다.

나이앤틱은 포켓몬 고에 스폰서 광고를 도입해 수익모델로 만들 계획이다. 현재 인기로 볼 때 이 모델은 오프라인 매장 및 기업이 고객을 유치하는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생활에서 마주치는 각종 장소는 포켓몬 고의 광고주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게임 속 광고를 어떤 방식으로 매칭해야 하는지 나이앤틱은 새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컴퍼니 리뷰]<32>나이앤틱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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