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서비스 품질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커버리지 맵`이 공개된다. 본인이 생활하는 지역 서비스 품질을 확인하고 가입할 수 있어 이용자 편의성이 한층 높아진다. 국내 이동통신 수준이 한 단계 진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14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이르면 다음 주 각사 홈페이지에 커버리지 맵을 공개한다. 예정 시점은 20일이지만 이통사 사정에 따라 조금 늦춰질 수 있다. 각사 홈페이지 외 미래부가 별도 운영하는 사이트까지 총 4개 사이트가 운영된다.
커버리지 맵은 전국을 가로와 세로 100m 단위로 세분화해 통신 품질 정보를 제공한다. 3밴드 LTE-A를 포함해 이동통신 서비스 종류, 서비스 범위(커버리지)를 확인할 수 있다. 진하고 옅은 색깔 정도로 해당 지역 이동통신 최고·평균 속도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커버리지 공개 의무화 법안은 이용자 알 권리와 편의성 증진을 위해 지난해 정호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했다. 오는 28일 법이 시행된다.
커버리지 맵은 통신사 선정과 단말 구입 시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될 수 있다. 기존에는 본인이 이용하는 서비스 종류를 알 길이 없었다. 통화 연결이 되지 않더라도 불편을 감내해야 했다. 이 같은 폐단이 사라진다.
경쟁사 대비 음영 지역이 넓으면 이통사 이미지가 하락한다. 이통사는 인프라 투자를 늘릴 수밖에 없다. 산간 벽지 같은 소외지역에서도 도시 못지않은 통신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3밴드 LTE-A를 제공한다고 광고를 해 놓고 정작 서비스 지역은 일부에 그치는 일도 사라진다.
통신 인프라 투자가 늘면 어려움에 처한 통신장비 업계도 한숨을 돌릴 수 있다. 정보통신 업계를 비롯한 후방산업에도 긍정 영향을 미친다. 정부는 주먹구구식에서 벗어나 통계와 데이터에 기반을 둔 통신 정책을 수립할 수 있다. 버라이즌, AT&A를 비롯한 미국 이동통신사는 자사 홈페이지에 자발적으로 커버리지 맵을 공개한다. 우리나라는 법률로 의무 공개하게 됐지만 이를 계기로 더 다양한 고객 중심 서비스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부는 이동통신 외 유선(초고속 인터넷) 커버리지 맵도 별도로 제작할 계획이다. 오는 10월경 제작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유선 커버리지 맵은 미래부가 추진하는 `초고속인터넷 보편적 서비스` 규정 기반이 될 전망이다. 보편적 서비스로 지정되면 사용자 요청에 따라 무조건 망을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원하는 사람 누구나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