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전자설계자동화(EDA) 툴 시장은 매년 5~7%씩 꾸준하게 성장하는 중입니다. 케이던스는 이 가운데 최근 몇 년간 톱 수준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치핑 슈(Chi-Ping Hsu) 케이던스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전자신문과 인터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케이던스는 시높시스, 멘토그래픽스와 함께 세계 3대 EDA 툴 공급사로 꼽히는 기업이다. 국내외 주요 반도체 기업이 케이던스 솔루션을 활용해 반도체 칩을 설계하고 검증하고 생산한다. 슈 CSO는 립부 탄 CEO에 회사의 전략 방향을 제시하는 케이던스의 핵심 경영진이다.
슈 CSO는 “지난 2년간 15종 이상의 신제품을 내놓았다”며 “2009년부터 미래 첨단 공정 노드를 발빠르게 분석해 연구개발(R&D)을 지속한 것이 최근 2~3년간 성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슈 CSO에 “최근 출시한 신제품 가운데 최고 제품을 몇 가지 꼽아달라”고 했더니 주저 않고 이노버스(Innovus)와 템퍼스(Tempus), 볼터스(Voltus)를 꼽았다. 모두 디지털 반도체 설계 분야 EDA 제품군이다. 이노버스는 디지털회로 자동 배치 배선 도구로 첨단 10나노대 핀펫(FinFET)과 그 이하 공정 노드 칩 설계에 대응된다. 대규모 병렬 처리가 가능해 처리 속도를 대폭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템퍼스는 신호전달 타이밍을 분석해 오류를 잡아주는 툴이다. 볼터스는 소비전력 분석 도구다.
그는 “케이던스 솔루션을 활용하면 낮은 전력 소모량(Power), 고성능(Performance), 좁은 면적(Area)을 의미하는 PPA 지표를 한층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디지털 분야 EDA는 시높시스가, 아날로그는 케이던스가 강했다. 케이던스 CSO가 근래 최고 성과를 낸 제품으로 이노버스 등을 지목한 것은 디지털 분야 EDA 시장 공략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날 케이던스는 이노버스, 템퍼스, 볼터스가 세계 최대 반도체 업체 인텔의 10나노 핀펫 공정 파운드리용 도구로 인증을 받았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앞서 도시바도 낸드플래시 메모리 컨트롤러 설계에 케이던스 이노버스를 사용한다고 밝혔다.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으나 케이던스의 디지털 칩 설계 EDA 툴을 사용하는 첨단 반도체 기업은 과거 대비 대폭 확대됐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일관된 분석이다.
케이던스는 지난해 하반기 벨기에 반도체 연구기관인 IMEC와 함께 이노버스를 활용해서 5나노 공정 테스트 칩을 테이프 아웃하기도 했다. 슈 CSO는 이에 대해 “케이던스의 설계 규칙과 라이브러리, 배치, 배선 기술이 5나노 반도체 칩 공정 프로세스에도 최적화됐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첨단 공정이 개발된 이후 EDA가 따라가는 형국이었다면 이제는 공정과 EDA가 동시 개발되고 있다”며 “EDA의 중요성이 보다 높아진 셈”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전방 산업 고객사와 협력을 보다 강화하고 경쟁사보다 한 발 빨리 솔루션을 제시해 성장세를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