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이하 과총)가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지난 50년 동안 과학기술 기반 산업 진흥을 이끌어 온 과총은 앞으로 선도형 연구개발(R&D)의 구심점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선언했다. 세계 석학은 정부 주도 R&D를 지속하되 일방향 정책보다 균형 발전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남기 미래창조과학부 1차관은 13일 과총 50주년 기념식에서 “한국 과학기술 진흥 50년 역사를 맞은 과총은 한국 과학기술계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과학기술로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경제 재도약을 이루려면 선도형 체제로 R&D 시스템을 혁신하고 창의적 연구 환경을 조성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획기적 R&D 혁신으로 양에서 질로 도약해야 한다”면서 “과학기술이 국가 발전과 산업 선도에서 나아가 국민 삶의 질에 기여할 수 있는 영역이 돼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성규 미국 오하이오대 석좌교수가 기조강연을 했다. 이 교수는 미국 과학공학 명예의 전당에 오른 한국인으로, 셰일가스 개발 권위자다. 아무도 셰일가스에 관심을 두지 않던 30여년 전에 이산화탄소를 이용한 추출법을 개발, 특허를 낸 입지전 인물이다.
이 교수는 R&D 혁신과 맞물려 과학자가 안이해지거나 슬럼프에 빠질 때 쓸 수 있는 방법을 조언했다. 그는 “30대 중반에 석좌교수가 된 뒤 40년을 더 한 곳에서 일하다 보니 스스로 안이해졌다”면서 “그때 자리를 훌훌 털고 학교를 옮겨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사람과 있으니 일하는 방법이 달라졌다”고 소개했다.
그는 “R&D 혁신 방향은 정부 주도로 끌어 주기도 하고 밀어 주기도 하며 가야 한다”면서 “하지만 한쪽에 치우치면 균형 발달이 안 될 수 있는 점은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혁신은 필요하지만 파괴적이거나 일방적이면 안 된다고도 말했다. 이 교수는 “말은 개혁이라고 하는데 현재 잘되고 있는 시스템을 고치면 안 된다”면서 “잘하고 있는 사람만 성가시게 하는 `파괴적 개혁`이 돼선 안 되며, 잘되고 있는 일을 더 잘되도록 도와 줘야지 내 방법이 맞다고 말하면 옳은 방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다 요나스 이스라엘 와이즈만과학연구소장과 아론 치카노버 이스라엘 테크니온공대 교수 등 노벨화학상 수상자 2명은 토크 콘서트에 패널로 참석했다. 국내 과학기술 분야의 최고 권위인 대한민국최고과학기술인상 시상식과 제26회 과학기술우수논문상 시상식도 이날 진행됐다.
기념식과 세계과학기술인대회에는 18개국 과학기술인 1000여명이 참석했다. 14일에는 최신 과학기술 이슈를 주제로 세계과학기술인대회 심포지엄이 열린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