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은 최근 몇 년 사이 크고 작은 인수합병(M&A)을 20건 넘게 성사시켰다. `뉴 인텔 인사이드` 시대를 열기 위한 포석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한다. 지난 몇 년 동안 PC 시장의 침체 움직임을 보고 미리 움직였다는 것이다.
임베디드 시스템 소프트웨어(SW) 업체 윈드리버는 산업용 기기 시장에서 칩과 SW를 아우르는 원스톱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인수했다. 맥아피, 스톤소프트, 패스워드박스 인수로 보안 역량도 종합화해 강화했다. 단말기에 탑재되는 통신모뎀 등의 기술은 인피니언 무선기술사업부와 아바고테크놀러지스의 통신 부문 자회사인 악시아 인수로 해결했다. 이 인수로 인텔은 삼성전자와 애플의 주요 모뎀 칩 공급사로 이름을 올렸다.
SW 업체도 두루 사들였다. 텔맵은 위치서비스 SW 전문 업체다. 매셔리는 기종이 서로 다른 클라우드 환경을 하나로 묶는 솔루션을 보유했다.
웨어러블 등 사물인터넷(IoT) 기기에 탑재될 수 있는 기반 기술도 M&A로 확보했다. 오메크 인터랙티브는 동작인식 기술, 인디시스는 자연어 인식 기술을 각각 보유했다. 샤프론은 인지 컴퓨팅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360도 입체 영상 조합 기술을 보유한 리플레이테크놀로지 기업을 인수했을 땐 “인텔이 가상현실(VR) 분야로 뛰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안전·검증 분야에 핵심 기술을 보유한 요기테크 인수는 자율주행차 시대에 기술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차원으로 여겨졌다.
웨어러블 기기 생산 스타트업인 베이시스와 스마트 글라스 생산업체 뷰직스, 스마트 고글 업체 리콘, 드론 전문 업체 어센딩을 인수하며 자체 완성품 디자인 역량을 강화했다. 인텔은 이들 완성품 기업의 역량을 발판 삼아 잠재 고객이 될 기업들에 `표준` 레퍼런스 디자인을 제공할 것으로 업계에선 관측하고 있다.
세계 2위 프로그래머블반도체(FPGA) 업체인 알테라의 인수는 인텔 역사상 최대 규모(약 18조원)의 M&A였다. 인텔은 알테라 기술 역량을 흡수해 데이터센터, 자동차 등 다양한 영역에서 시너지를 보일 것이라며 의욕을 내비쳤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