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대기오염에 악영향을 미치는 `SF6 가스`를 쓰지 않고도 동일한 차단성능을 발휘하는 가스차단기 기술을 개발했다.
송기동 한국전기연구원(KERI) 전력기기연구센터 책임연구원팀은 전력기기업체 선도전기와 공동으로 SF6 가스를 사용하지 않는 `72.5㎸ 가스차단기` 단락시험에 성공했다. 이 시험은 정부 `지식경제 기술혁신사업`의 일환으로 3년에 걸쳐 추진됐다.
SF6가스는 전력계통에 고장이 발생했을 때 이를 차단하는 아크소호 성능이 뛰어나 각종 전력기기에 많이 사용돼왔다. 하지만 지구온난화 계수는 이산화탄소(CO2)의 2만3900배에 달하고, 한 번 누출되면 3200년을 대기 중에 존재하며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
72.5㎸ 가스차단기는 고속철·지하철·경전철 변전소에서 철도 전력계통을 보호하고 유지하는데 쓰이는 전력기기다.
송 연구팀은 SF6가스 대신 CO2와 산소(O2)를 7대3 비율로 혼합한 가스를 72.5㎸ 가스차단기의 절연 및 아크소호 기능에 적용했다. 또 차단 성능을 높이기 위해 이를 미리 예측할 수 있는 아크 플라즈마 설계 해석기술을 이용했다.
그 결과 가스차단기 형상을 최적화했고, 기존 SF6를 사용한 가스차단기와 크기는 동일하면서도 동등한 차단 성능을 구현한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이어 최종 단락시험을 통과해 우수한 고장전류 차단 성능을 인정받았다.
이번 SF6가스 대체 기술과 가스차단기 개발은 기후변화 협약에 따른 국가적 온실가스 감축의무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KERI는 온도상승 및 고전압 절연성능 시험을 거쳐 내년 8월에는 친환경 가스차단기를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송기동 책임연구원은 “가스차단기 단락시험은 기기 개발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이번 72.5㎸급 가스차단기 단락시험 통과는 국내에서는 처음이고, 세계적으로는 3번째 성과”라 말했다.
창원=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