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비껴간 라인…공모가 3300엔 확정

15일 美·日 동시상장…1조5000억원 자금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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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 앱 로고<전자신문DB>

네이버 자회사 라인 공모가가 주당 3300엔(약 3만7901원)으로 확정됐다. 한 차례 상향 조정에도 공모가 범위 최상단에 위치하며 시장성을 증명했다. 최대 1조5000억원 규모의 자금 마련으로 서비스 고도화, 지역 확장, 인수합병(M&A) 등 성장 전략이 탄력을 받게 됐다.

네이버는 11일 라인 주당 공모가가 3300엔으로 확정됐다고 밝혔다. 이는 공모가 범위에서 가장 높은 수치다. 라인은 지난달 28일 공모가 범위를 주당 2700~3200엔으로 잡았지만 4일 2900~3300엔으로 올렸다. 중간에 한 번 상향했지만 공모가 범위 최상단에 위치했다.

공모가는 라인의 높은 시장 수요를 반영한다. 시장에서는 라인 공모가가 예상보다 낮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여진이 증시에 영향을 미친 데다 라인 성장에 대한 우려감도 나왔다. 하지만 최대 공모가를 기록, 악조건에도 높은 인기를 유지했다.

이성빈 교보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시장 정세가 안 좋은 데다 메신저 시장 성장에 대한 우려감도 있어 공모가가 낮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면서 “중간에 공모가 범위를 상향한 것이나 오늘 공모가가 최상위로 결정된 것은 라인에 대한 시장 평가가 `긍정`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올해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과 일본 기업 기업공개(IPO) 사례 가운데 최대 규모로 꼽힌다. 공모가가 결정되면서 최대 1조5000억원 수준까지 자금 조달이 가능해졌다.

라인은 14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15일(현지시각)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동시 상장된다. 발행 주식은 3500만주다. 일본 투자자 대상 1300만주, 일본 이외 해외 투자자 대상 2200만주다. 525만주 초과배정옵션까지 포함하면 조달액은 1328억엔(약 1조5158억원)까지 오른다. 올해 일본 내에 상장된 상위 10개 기업 전체 공모 금액은 364억7000억엔이다. 일본 기업 가운데 미국에 상장한 인터넷 기업으로도 역대 최대 규모다. 이 연구원은 “추가 배정까지 고려하면 공모가 3300엔 기준으로 1조4000억~1조5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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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5월 라인 태국 미디어데이에서 배달 O2O 서비스 `라인맨`을 공개했다.<사진 네이버>

향후 성장에도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라인은 올해 하반기 일본에서 알뜰폰 사업에 뛰어든다. 라인 광고플랫폼도 고도화한다.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요충지에서 배달 서비스 `라인맨` 등 온·오프라인연계(O2O) 서비스를 확대한다. 라인 라이브, 라인TV, 라인 망가 등 콘텐츠 사업도 시동을 걸었다. 지역 확장, M&A 가능성도 점쳐진다. 네이버는 이날 상장으로 확보가 예상되는 금액 가운데 시설 1395억원, 운영 2871억원, 타 법인 증권 취득 3839억원, 기타 5159억원 등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추가 수익 모델 개발과 M&A 등으로 강세를 보이는 기존 지역에서의 사업 진척이 가속될 것”이라면서 “미국에 상장되는 것을 고려하면 쉽지 않겠지만 타 지역으로의 확대도 기대해 볼 만하다”고 관심도를 표명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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