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8조원…삼성전자, 하반기도 좋다

전 사업부 고른 상승세 힘입어…이재용 체제 이후 최대 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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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서초사옥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삼성전자 분기별 실적 추이

삼성전자가 9분기 만에 영업이익 8조원대에 복귀했다. 이재용 부회장 체제로 재편한 이래 최대 영업이익이다. 특정 사업부에 실적이 편중되지 않고 모든 사업부가 골고루 상승세를 기록한 점은 더욱 고무된다. 여러 사업부 경쟁력이 높아진 만큼 삼성전자는 하반기에도 실적 안정세를 이어 갈 가능성이 커졌다.

삼성전자는 2분기 잠정 실적으로 연결 기준 매출 50조원, 영업이익 8조1000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01%, 영업이익은 17.39% 각각 증가했다.

삼성전자 분기 영업이익이 8조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14년 1분기 8조4900억원을 기록한 이후 9분기 만에 처음이다.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증권업계가 예측한 영업이익 7조5500억원보다 5000억원 이상 많은 `깜짝 실적`을 내놨다.

2분기 깜짝 실적은 IT·모바일(IM) 부문,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소비자가전(CE) 부문이 모두 상승한 데 힘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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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 부문에선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7·갤럭시S7 엣지` 인기가 이어지고 중저가 라인업 판매 증가 등이 맞물린 결과다. DS 부문은 3D낸드플래시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 등이 호조를 보였고, 공정 개선으로 수익성을 높인 것도 효과를 봤다. CE 부문은 에어컨과 냉장고 등 대형 가전과 TV가 글로벌 프리미엄 시장에서 선전했고, 계절적 성수기 효과가 더해지면서 역대 최고 실적을 거뒀다. 증권업계는 CE 부문의 영업이익을 1조2000억원 안팎으로 전망했다. 이는 사상 최대이던 2009년 2분기 1조1600억원을 넘어서는 기록이다.

증권업계는 각 사업부가 고르게 경쟁력을 높인 것을 높게 평가했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과거 8조원 이상 영업이익을 누렸을) 당시에는 IM 부문이 전체 영업이익의 70%를 차지한다”면서 “사업부 간 불균형이 있었다면 지금은 다른 사업 부문과 5대 5의 수익 균형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가 상반기에 기대 이상의 실적을 올린 것은 경기 전망이 불투명한 위기 상황을 헤치고 이뤄 낸 것이어서 더욱 돋보인다. 올해 초 삼성전자는 콘퍼런스콜을 통해 “정보기술(IT) 수요 약세로 지난해 같은 실적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우려를 딛고 지난해보다 한층 개선된 상반기 실적을 내놨다. 매출은 4.3%, 영업이익은 14.8%나 상승했다.

이재용 부회장 체제가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2014년 2분기부터 경영 전면에 나섰다. 당시 갤럭시S5가 부진하며 실적이 하락세로 접어들기 시작했고, 2014년 3분기 4조원대까지 영업이익이 추락했다. 이후 이 부회장이 과감한 사업 재편과 조정, 실용주의를 앞세운 불필요한 비용 제거 등으로 체질 개선에 나섰다. 그 결과 2분기에 전성기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업계는 3분기에도 삼성전자가 실적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3분기 세트 부문은 상반기 대비 비수기에 진입하겠지만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 사업은 성수기에 진입할 것”이라면서 “3분기 영업이익은 7조8000억원 수준”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전자 분기별 실적 추이(단위:조원)>

삼성전자 분기별 실적 추이(단위:조원)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