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발생한 이후 유해한 활성산소를 제거해주는 음이온 공기청정기 인기도 올라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중국과 동남아에 진출할 계획입니다.”
세종아이앤텍(대표 유제빈)은 초소형 음이온 공기청정기 전문업체다. 최근 비행접시 모양 충전식 음이온 공기청정기가 인기를 끌면서 대형 면세점과 유통점에 입점했다. 아직 소규모이기는 하지만 중국과 싱가포르 등 동남아지역 바이어 발길도 잦아졌다. 특판용으로 공급해 달라는 기업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10여년을 다져온 공기청정 기술이 입소문을 타고 퍼지기 시작한 덕분이다.
꿈이 커졌다. 올해 1분기에만 5억원 가까운 매출을 올리면서 매출 목표를 30억원 이상으로 높여 잡았다. 작년에 비해 10배 이상 많은 금액이다.
유제빈 사장은 “엘바이오와 추진 중인 음이온 마스크 수출이 활성화되면 연내 50억원까지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세종아이앤텍은 반도체·LCD용 크린룸 장비 개발 및 시공업체로 출발한 기업이다. 대덕연구단지 법인연구소에서 일하던 유제빈 사장이 2004년에 1인기업으로 설립한 석문이엔지가 전신이다. 석문이엔지는 신성이엔지 협력업체로 반도체 및 LCD용 크린룸 감시 제어시스템을 개발해 시공하는 사업을 진행했다. 2005년에는 삼성전자 협력사로 등록하기도 했다.
지난 2014년 사명을 세종아이앤텍으로 변경하고 새출발했다. 업종도 공기정화기 개발 및 제조로 바꿨다. 크린룸을 개발하면서 쌓아온 노하우를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분야였다.
첫 개발품은 USB로 PC에 연결하거나 자동차 시거잭을 이용해 사용할 수 있는 초소형 음이온 공기청정기 `에어톡톡`이다. 필터 대신 음이온으로 바이러스·세균·곰팡이 등을 제거하고 노화 및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되는 활성산소를 억제해주는 제품이다. 내부를 정전기 흡수와 통과를 유도하는 대전류 코팅하고, 팬을 달아 음이온을 3m까지 보낼 수 있도록 했다. 팬으로 음이온을 멀리 확산하는 송풍장치는 특허로 등록했다.
그 해 하반기에는 자체 전원을 공급하는 데크를 추가한 `닥터 에어톡톡`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그 해 열린 한국전자전에서 베스트디자인상을 수상하며 이목을 끌었다.
지난해는 제품 다양화와 해외시장 개척에 올인했다. 충전용 배터리를 내장해 시동이 꺼져 있을 때도 음이온을 발생하는 차량용 신제품과 비행접시 모양 이동 장착형 제습 살균기, 도자기형 공기청정기, 꽃병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공기청정정화기 등 새로운 아이디어를 접목한 신제품을 잇따라 개발했다. 최근에는 아로마 휘산기와 휴대형 스마트 소독기를 개발 중이다.
유제빈 사장은 이들 제품을 들고 세계 각지를 돌았다. 1월 미국 CES를 시작으로 독일 프랑크푸르트 춘계 소비재 전시회(AMBIENTE), 홍콩 춘계전자전(HKEF)에 잇따라 참가했다. 6월에는 체코와 네덜란드 시장개척단에 동참했다.
결과는 지난해 말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중국에서 소규모 바이어가 현금을 들고 찾아오는 일이 잦아졌다. 올해는 롯데면세점과 백화점에 이어 이마트와 전자랜드에 입점했다. 일부 대기업에서는 선물용 또는 특판용 상품으로 대량 주문했다.
5월에는 싱가포르 선박 서비스 관련 업체에서 수천대를 가져갔다. 오는 9월께는 유아용품 제조업체인 P사 및 자동차용품 업체 I사와 제조자개발생산(OEM) 방식으로 공급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미국 홈표핑 채널인 HNS와도 제품 공급을 협의 중이다.
유 사장은 “올해는 환풍기·열교환기·이온수기·비데·냉장고 등 제조사에 음이온 발생기 모듈 샘플을 제공하는 음이온 디바이스 사업을 새로 추진한다”며 “소형 음이온 공기청정기 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다양한 디바이스로 사업영역을 확장해 `닥터 에어톡톡`을 글로벌 브랜드로 키워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m,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