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이달 말 금융위원회가 영국에서 개최하려던 핀테크 데모데이가 사실상 무산됐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부실 관리감독 책임까지 추궁받는 등 악재도 겹쳤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핀테크기업의 유럽 진출 지원을 위해 22일 예정이던 `핀테크 데모데이 in 영국` 개최가 불투명해졌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말 중국에서 처음으로 해외 핀테크 데모 데이를 연 데 이어 올해 들어 캄보디아, 싱가포르에서 행사를 열었다. 이달 영국을 시작으로 올해 미국, 중국 등에서도 관련 행사를 계획하고 있었다.
특히 영국은 핀테크가 가장 활성화된 나라로 금융당국에서 영국 핀테크 데모데이 개최에 공을 들여왔다.
영국은 런던을 글로벌 핀테크 허브로 육성하기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칠뿐 아니라 2013년 초 `레벨(Level39)`이라는 유럽 최대 핀테크 클러스터를 조성하기도 했다. 2015년 영국 내 핀테크 매출은 65억파운드(11조2000억원)에 달한다.
이번 영국에서 열리는 핀테크 데모데이에선 한영포럼 연계행사 뿐 아니라 국내 9개 핀테크 업체들이 출국 준비 중이었지만 브렉시트가 확정되면서 일정이 불투명해졌다.
금융위 관계자는 “영국 금융청에서 답을 줘야하는데 자국 총리가 사퇴하는 마당에 행사를 신경 쓸 겨를이 없어보인다”며 “7월 안에 영국에서 열리기는 어렵고 무기한 연기되거나 취소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국내상황도 여의치 않다.
대우조선해양과 관련해 부실 관리감독에 대한 금융위원회 책임론까지 불거졌다.
여야 의원들은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임 위원장에게 대우조선 부실에 대한 금융위 책임을 추궁하고 청와대 서별관회의를 통한 불투명한 자금 지원을 질타한 바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위가 조선, 해운업 구조조정과 관련해 국회로부터 질타를 받는 상황에서 이달 말 당장 해외 출장을 가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며 “금융위 인사발령까지 겹치면서 금융위 내부도 어수선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김지혜 금융산업/금융IT 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