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가 노트북 일부 베터리에서 발열에 따른 화재 가능성이 있다며 리콜을 결정했다. 미국 HP 본사는 세계 각국에 리콜 계획을 예고했지만 정작 한국 지사는 유통 수량조차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예상된다. 문제가 되는 배터리는 파나소닉 제품으로 알려졌다.
4일 업계에 따르면 2013년 3월부터 2015년 8월까지 세계적으로 생산한 노트북 HP 컴팩, 프로북, 엔비, 컴팩 프리자리오, 파빌리온 제품 배터리 리콜을 실시한다. 해당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로 휴대폰, 노트북, 전기자동차 등에 주로 사용된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과열될 경우 자연발화해 섭씨 1100도가 넘는 화재를 일으킬 수 있다. 해당 배터리가 사용된 노트북은 세계적으로 총 4만1000대로 알려져 있다.
배터리 리콜 조치는 7건의 발열, 화재, 녹아내림 사고가 포착돼 실시하게 됐다. 재산피해도 있었다. 4건의 사고에서 총 4000달러(한화 459만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국내 발열사고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
한국HP는 공식 홈페이지가 아닌 블로그를 통해 해당제품에 대한 리콜사실을 공지했다. 소비자 불편이 예상된다. 블로그 리콜 관련 공지에는 `HP 노트북 컴퓨터 배터리 안전 회수 및 교체 프로그램`이라고만 안내하고 있다. 발열, 화재에 대한 언급은 없다. 해당 교체 프로그램 사이트에 접속해서야 `해당 배터리는 화재 위험이 있으니 배터리의 사용을 즉시 중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발열이나 폭발 위험이 있는 경우에 대해서는 각 사마다 리콜조치에 대한 매뉴얼은 다르다”면서도 “보통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알리는 게 기본”이라고 말했다.
HP는 아직까지 공식 보도자료 배포 계획이나 공식 사이트 팝업 공지 등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HP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공식 자료 배포계획은 없다”며 “고객에게 리콜 프로그램에 대해 공지하고자 노력을 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튬배터리는 화재, 발열 등 위험으로 지난 몇 년간 문제가 돼 왔다. 2010년 HP는 과열 및 화재 위험으로 리튬이온 배터리 5만4000개 리콜을 결정했다. 2014년에는 파나소닉이 노트북과 태블릿에 사용된 리튬이온 배터리 총 31만개를 리콜한 바 있다. 지난해 11월 레노버도 씽크패드에 탑재된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 위험이 발견돼 자발적 리콜을 실시했다.
화재위험으로 기내에서는 지난 4월부터 리튬이온 배터리 여객기 화물 운송을 금지하고 있다. 이달부터는 리튬배터리도 기내에서 최대 5개 이상 소지하지 못한다.
업계 관계자는 “리튬이온 배터리 자체적으로 화재위험을 내포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리튬이온 배터리가 가지고 있는 장점들 때문에 최대한 화재를 예방하고 이를 발생하지 않게 하는 연구가 계속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