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벤처투자자가 거제도로 몰린다. `말뫼의 눈물`이 웃음으로 돌아왔다.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세계적 선박관리시스템을 만든 A사는 유럽 대기업에 3000억원에 팔렸다. 바닷물에서도 부식 걱정 없는 친환경 소재를 개발한 B사는 불과 5년 만에 이 분야 최대 글로벌 소재업체로 등극했다. 이 회사들은 지난 2016년 조선업 구조조정 당시 실직한 조선소 직원들이 나와 만든 회사들이다. `조선1번지` 거제가 제조기술 메카에서 미래산업 허브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꼭 5년 뒤 이런 일이 벌어지길 기대하며 써본 가상뉴스다. 어디까지나 상상이다. 그래도 희망을 담고 싶었다.
조선업 위기 극복 방안의 하나로 근로자 감원 등 구조조정이 본격화됐다. 대규모 실업대란이 현실화됐다. 조선소 작업복이 거제 지역 골목 곳곳에 쌓였다. 직원들 월급 통장은 매달 가벼워진다. 지역 경제는 충격에 빠졌다. 지역 주민들은 국제통화기금(IMF) 경제위기 때보다 더 어려워질 것이란 위기감에 떤다.
정부는 이달 중 조선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고용유지 지원금 요건을 완화하고 사회보험료 등 납부를 유예할 예정이다. 신속히 재취업이 이뤄지도록 돕겠다고 했다. 하지만 원론적이다. 뚜렷한 대책은 없어 보인다.
조선업은 바다 위에 최첨단 건축물을 짓는 복합 건설업이다. 모든 분야 기술이 집적된다. 우리나라는 최고 기술력을 갖췄다. 단순히 위기를 모면해 보자는 식의 처방으론 안된다. 구조조정은 근본 처방이 돼야 하고 또 성공해야 한다. 대한민국 미래가 달렸다.
지난주 박근혜 대통령은 창조경제 모범인 홍천 친환경에너지타운을 방문했고 창조경제혁신센터 숨은 일꾼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격려했다. 이젠 우리 산업 자생력을 북돋울 차례다. 그간 쌓은 노하우를 시험해 보자. 거제·통영 지역은 창조경제를 꽃피울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최고 기술력을 손에 쥔 사람들이 대거 거리로 나온다. 이들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 박 대통령이 거제를 직접 방문하는 건 어떨까. 엔지니어의 `치킨집`은 너무 큰 손실이다. 5년 뒤 거제도 경제 부활 뉴스를 직접 전하고 싶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