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세계·현대·갤러리아·AK 등 5개 백화점이 입점업체로부터 받는 판매수수료를 인하한다. 내년 초부터 이들 백화점 판매수수료율은 40%를 넘지 않을 전망이다. 입점 후 2년 내 백화점 요구로 매장을 이동한 중소 입점업체는 이후 최소 2년 동안 입점기간을 보장받는다.
롯데 등 5개 백화점 CEO는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과 30일 가진 간담회에서 이런 내용의 자율 개선방안을 내놨다.
5개 백화점은 판매수수료가 너무 높다는 업계 지적과 공정위 의견을 반영, 40% 이상의 높은 판매수수료율을 각사 사정에 맞게 자율 인하하기로 했다. 2015년 기준 백화점 평균 판매수수료율은 27.9%지만 총 26개 상품군 중 12개 상품군(여성정장, 잡화, 레저용품 등)에서 40~49%대 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판매수수료율은 백화점 수익과 관계된 만큼 자율적 인하가 이뤄질 것”이라며 “앞으로 40% 이상은 적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며, 30% 후반으로만 하향 조정해도 상당한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5개 백화점은 할인행사 수수료율을 계약서에 명시하고, 백화점 정기세일 외 범국가적 할인행사와 입점업체 자체 할인행사에도 인하된 수수료율을 적용한다. 퇴점 예정 업체의 재고소진 할인판매 때도 판매수수료를 낮추기로 했다.
입점 후 2년 내 백화점 요구로 불가피하게 매장을 이동한 중소 입점업체는 매장 이동 시점부터 최소 2년간 입점기간을 보장받는다. 롯데는 임원의 공정거래 교육이수를 의무화 한다. 현대는 입점업체 관련 업무에 공정거래팀 검토를 의무화 한다. AK는 공정거래 가이드북을 제작·배포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이날 `백화점과 중소 입점업체 간 거래관행 개선방안`을 내놨다. 5개 백화점은 모두 거래관행 개선방안에 적극 협조하고, 불공정거래 예방프로그램 운영을 강화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수수료율 집계방식을 종전 `단순평균`에서 `매출비중에 따른 가중평균`으로 개선, 단순평균의 착시현상을 해소한다. 지금까지는 대·중소기업, 국내·해외 브랜드의 전체 평균수수료율만 공개했지만, 앞으로는 상품군별로 각각 수수료율 격차를 공개한다. 판촉행사 강제성·비자발성과 관련된 기준·사례를 유형화 해 법 위반 심사지침에 반영한다.
정재찬 공정위원장은 “백화점 업계의 치열한 경쟁은 소비자 후생증진과 경제발전에 중요한 밑거름이 되지만 어디까지나 시장의 원칙을 지키면서 공정하게 이뤄져야 한다”며 “백화점과 중소 입점업체 간 공정거래를 뒷받침하기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