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바이오]정완길 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원장 "의료기기 첨단화, 글로벌화만이 살 길"

“가젤은 사자보다 빨리 뛰지 못하면 잡아먹히고 사자는 가젤보다 빠르지 않으면 굶어 죽습니다. 정글에서 살아남기 위해 상대보다 빨리 뛰어야 합니다. 우리도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기술 발전과 시장변화 보다 빨라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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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완길 원주의료기기태크노밸리 원장은 의료·바이오 시장을 `정글`과 같다고 표현했다. 어느 때보다 패러다임 변화가 빠르게 일어나는 상황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할 중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정 원장은 “의료 서비스 패러다임은 공급자와 치료 중심에서 수요자와 예방관리 중심으로 전환될 것”이라며 “바이오헬스 산업은 반도체, 자동차 산업을 넘어섰으며 기술선점자의 시장 지배가 언제든 가능해 절대강자가 부재하다”고 분석했다. 서비스 공급체계 변화와 시장 절대강자 부재 등은 우리나라도 언제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는 우리나라 의료기기 산업 발원지다. 1998년 연세대 원주캠퍼스 내 의료기기 창업보육센터로 시작한 뒤 2003년 원주시 테크노밸리로 설립됐다. 현재 140여개 기업과 종사자 4000명, 5000억원 이상 생산실적 등을 보유한 의료기기 산업 메카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2월 부임한 정 원장은 한국수출입은행 부행장과 국무총리실 국제개발위원회 민간위원을 역임했다. 오랫동안 축적한 글로벌 지식과 감각으로 테크노밸리 설립 후 최대 실적인 2507만달러 수출계약을 성사시키는 등 해외진출 역량을 발휘했다.

그는 현대 의료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전기전자 중심 관점에서 벗어나 디지털 헬스케어, 스마트 의료기기로 시야를 돌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술 확보로 해외진출만이 우리 기업과 의료기기 산업이 생존할 유일한 방안이다.

정 원장은 “독일과 일본이 의료기기 시장을 주도한 것은 과학기술을 접목했기 때문”이라며 “우리나라도 단순 전기전자 기반 의료기기가 아닌 빅데이터, IoT 등을 결합한 스마트 의료기기를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소기업이 모든 기술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대기업 참여를 유도하고 필요시 국제 협력으로 기술 아웃소싱도 추진한다”며 “최근 정밀인력이 풍부한 일본 돗토리현과 완제품 생산역량을 보유한 원주가 MOU를 맺어 제3국 수출 모델을 만드는 것이 대표적 사례”라고 덧붙였다.

디지털 헬스케어 생태계 구축도 기술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빅데이터, IoT 등 스마트 헬스케어 관련 사업을 적극 유치해 생태계를 조성한다. 기업 경쟁력 확보를 지원하는 동시에 타 지자체와 차별화된 강원 바이오·의료 역량을 갖춘다.

정 원장은 “강원도는 정부가 가장 먼저 지정한 빅데이터 이용 차세대생명건강 생태계 조성사업 지역인 동시에 국민건강보험공단, 심사평가원 의료 빅데이터 산업, 춘천 바이오산업, 농식품·천연약물을 결합하는 인프라가 가장 잘 갖춰졌다”며 “스마트 헬스케어 규제 프리존 지정으로 원격의료 사업, 바이오마커를 이용한 맞춤형 정밀의료, 국가감염병 예방 및 감시체계 연구 등 ICT 기반 헬스케어 사업도 활발히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가 역점을 두는 것은 기업 해외진출 지원이다. 좁은 내수만으로 기업 생존을 담보할 수 없다. 국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글로벌 진출이 필수다. 국내에서는 강원의료기기전시회(GMES)를 개최해 해외 바이어를 초청하고 독일국제의료기기전시회, 두바이국제의료기기전시회, 홍콩미용박람회 등 해외 행사도 참여한다. 5월 이란 경제사절단으로 이란 테헤란을 방문해 `한국-이란 보건의료 분야 MOU`도 체결했다. 이란 기업과 협의해 현지 병원에 우리나라 의료기기 공급을 논의한다.

정 원장은 “글로벌 시장은 국가 조달시장, ODA 시장, 국제기구 조달시장 등 세 가지로 나눠 전략적으로 접근한다”며 “미국 조달시장에 우리 기업 제품이 10개 정도 등록됐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 기술·마케팅·생태계를 조성해 태크로밸리 내 140개 기업을 2025년까지 300개로, 기업 당 매출 역시 30억원에서 50억원으로 늘릴 것”이라며 “강원도가 세계 첨단의료기기 산업 메카로 성장하는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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