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료감응 태양전지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는 새로운 전극물질이 나왔다.
백종범 울산과학기술원(UNIST, 총장 정무영)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팀(이하 백교수팀)은 그래핀에 `셀레늄(Se)` 원소를 도입한 `셀레늄 그래핀(SeGnP)` 개발에 성공했다.
식물의 광합성처럼 태양빛을 이용해 전기에너지를 만드는 염료감응 태양전지는 염료를 흡착한 투명 반도체 전극, 전해질, 상대전극으로 구성된다. 상대전극에 백금을 촉매로 사용하는데 이 백금이 고가이다보니 상용화에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셀레늄 그래핀은 기존 백금 촉매보다 훨씬 저렴하고 안정성은 월등히 뛰어나다.
백 교수팀은 셀레늄 그래핀 개발 과정에서 탄소 기반 요오드 환원반응 메커니즘을 전기화학적 방법과 계산화학을 결합해 규명했다. 탄소 소재가 요오드 전해질에서 우수한 촉매 특성을 나타내는 것을 최초로 입증한 것이다.
개발한 셀레늄 그래핀을 염료감응 태양전지 전극에 적용했을 때 1000번 사용한 뒤에도 초기의 전기화학적 특성을 그대로 유지했다.
백 교수는 “지금까지 백금 촉매를 뛰어넘을 수 있는 탄소 기반 촉매 소재는 없었다. 셀레늄 그래핀은 코발트나 요오드 전해질에서 모두 백금을 능가하는 우수한 촉매 특성을 보여 염료감응 태양전지에 바로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셀레늄 그래핀 개발은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의 단점을 보완한 새로운 연구로도 주목받고 있다.
그래핀은 탄소 원자가 평평한 2차원 구조의 벌집 격자 모양을 이룬, 물리〃화학〃전기적 성질이 뛰어난 물질이다. 그러나 탄소 원자만으로는 너무 안정적이어서 전기화학적 활성화가 어렵다. 그래핀에 다른 원소를 도입해 전기화학적 활성을 높이는 연구가 꾸준히 진행돼 온 이유다.
백 교수는 “이종원소 중 하나인 셀레늄을 그래핀에 도입하면 새로운 특성을 지닌 그래핀 제조가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그래핀을 상용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말했다.
연구 성과를 담은 논문은 `사이언스 어드밴스` 17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리더연구자지원사업 지원으로 수행됐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