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27인치 모니터도 20~30만원대면 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제공하는 34인치 모니터는 150만원 가량 입니다. 가격이 너무 비싸 팔릴까 생각해 처음에는 판매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김남웅 에이서코리아 본부장은 `게이밍 시장`에 의구심을 가졌다. 150만원이나 하는 모니터를 사람들이 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처음 제품을 들여올 때도 10대만 가져왔다. 하지만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출시 후 대기수요가 늘어나 예약 주문하는 고객까지 생길 정도였다.
김 본부장은 “예전 같으면 150만원짜리 모니터는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었을 것”이라면서 “요즘은 내가 필요로 하는 부분이 있으면 해외사이트를 뒤져서 직접 구매하는 시대”라고 설명했다.
최근 게이밍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용산 전자상가 판매대 명당은 모두 게이밍 노트북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에이서도 여기에 발맞춰 게이밍 노트북 라인업을 대폭 강화했다. 지난해 말 프리미엄 게이밍 노트북 `프레데터15`를 시장에 선보였다. 지난달에는 보급형 노트북 `아스파이어3종`을 출시했다. 가격대는 30만원부터 270만원까지 다양하다. 김 본부장은 “지금 판매하고 있는 제품뿐 아니라 소비자에게 보여줄 수 있는 제품이 무궁무진 하다”며 “다음주 370만원대 `프레데터17`을 선보여 에이서 제품 라인업 확대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외산 브랜드 약점으로 제기됐던 사후서비스 부분도 강화한다. 제품에 따라 서비스 차별화를 시도한다. 데스크톱 모델은 방문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프레데터 시리즈는 2년간 사후서비스를 보장한다. 김 본부장은 “본사 자체에서 모든 사후서비스 기간을 1년으로 정하고 있지만 국내 소비자를 위해 2년으로 정했다”며 “제품군에 따라 모델을 늘려가면서 자체 서비스 인력 충원도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전히 가격은 에이서가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부분이다. 본사 정책은 마진을 최소화 하는 것이다. 에이서코리아도 이 정책을 따르고 있다. 김 본부장은 “에이서 제품 출시 금액을 보면 한국에서 판매하는 제품이 미국 아마존닷컴 보다 싸다”며 “같은 스펙을 갖고 있는 노트북이라고 할 때 조금 더 저렴하고 합리적인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산 브랜드는 국내에서 살아남기 쉽지 않다. 조달시장과 국내 대기업이 점유하고 있는 시장을 제외하고 나면 외산 브랜드가 경쟁하는 PC시장 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 김 본부장은 “우리는 많이 파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며 “명품을 구입했을 때 느끼는 만족도처럼 에이서 제품을 통해 소비자가 만족할 수 있는 제품을 판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